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유지혜 지음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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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유행하길 바라는 작가의 결국은 사랑에 대한 에세이. 평소 에세이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정말 기분 좋게 읽었다. 좋은 의미로 정말 '에세이'다운 글이다. 여행을 사랑하는 작가가 이제는 책상 앞에 앉아 색다른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잊고 있었던,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한 사랑을 되짚어 보며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랑이 곧 여행(p7)'이기 때문이다. 어떤 감정을 수반하든 결국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에세이에서 매우 공감한 구절인데, 남이 살아 온 이야기는 어쩔 수 없어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게 할 때가 있다. 이 글도 어쨌든 작가 본인의 특별한 혹은 일상적인 살아 온 이야기와 생각이다. 하지만 '어쩌라고'보다는 그런 경험을 소중히 여기고 표현할 수 있는 작가에 대한 동경심을 품게 만드는 글이다. 일상 속에서 많은 사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든다. 파란만장한 사건이 없어도 글을 읽음직하게 만드는 작가인 것 같다.

 

여러 짧은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2부의 첫장을 채우는 동경하는 여자에 대한 부분이다. '존중과는 가깝고 질투와는 먼(p104)' 이 감정을 누구나 느껴봤을 것이다. 글을 읽으며 내가 한때 동경했던 친구, 선생님 등을 오랜만에 떠올려 보았다. 외에도 책과 서점에 대한 생각, 새로운 일을 하게 된 엄마에 대한 글, 가장 친한 친구의 딸에게 전하는 편지 등 사랑에 대한 작가의 특별한 시각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요즘 같이 짧게나마 가을 날씨를 만끽할 수 있을 때 잔잔한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읽기 좋은 책이다. 또 내용뿐만 아니라 책의 표지와 띠지도 예뻐서 누구에게나 선물하기 좋은 책 같다. 

 

사랑은 우리의 삶에서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사랑은 늘 충분하다. -p7

책은 어쩌면 한 권짜리 귓속말이다. -p53

이렇듯 봄은 우리가 새해 소망을 포기하고, 기대하는 건 봄밖에 없을 때 비로소 찾아온다. -p91

책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한 권의 열차표이자 섬이다. 몸이 어디에 있건 정신은 책으로 도망칠 수 있는 것이다. -p157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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