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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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성격장애를 소개하고 이와 관련된 범죄를 분석하는 짧은 책이다. 평소 범죄를 다루는 티브이 프로그램을 즐겨보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었다. 성격장애에 대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 따라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한 성격장애를 간단히 소개하고 해당 성격장애의 발생 원인, 범죄에 작용한 심리적 기제, 진단 기준 등을 설명한다. 극단의 성격장애가 낳은 비극을 심리적 흐름을 따라 분석한 흥미로운 범죄 분석이었다. 

 

물론 모든 성격장애가 책에 소개된 것 같은 극단적인 비극을 낳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격장애와 범죄심리에 주목함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유의미한 담론을 만들 수 있다고 저자는 밝힌다. 따라서 이 책은 각 성격장애의 특징에 따라 가해자의 일인칭 시점에서 사건을 묘사하기도 하고, 피해자의 일인칭 시점이나 제3자의 시선을 취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성격장애로 인한 심리적 흐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에 가해자의 일인칭 시점은 분명 도움이 되었다. 

 

몇 주 전 <알쓸범잡>에서 분석한 사건을 이 책에서도 접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가해자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뻔뻔한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었는데, 이 책에 따르면 그는 조현성 성격장애의 진단 기준에 부합한다. 물론 성격장애로 그의 잘못을 면책할 의도는 전혀 없지만 조현성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의 행동 패턴과 심리를 따라가고 그의 과거력을 추정해봄으로써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챕터였다.

 

우발적인 행위로 보이는 사건도 때로는 오랜 시간 앓았던 성격장애가 그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모든 성격장애는 결국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 혹은 그 둘의 조합에서 비롯된다. 책의 부제와 같이 '왜 어떤 성격장애는 범죄로 이어졌는가'에 주목함으로써 범죄의 원인을 분석할 뿐만 아니라 나의 성격 또한 들여다 볼 수 있는 독서였다. 

 

완성된 성격이나 완벽한 성격은 존재할 수 없다. 하루하루 어제보다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위해 노력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가 싶다. (p176)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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