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 극단의 세상에서 나를 바로 세우다
법인 지음 / 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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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 법인 스님이 5~6년 전 발표하신 글 부터 아직 발표하지 않은 글 까지 짧은 글을 모아놓은 산문집이다. 출가 수행자가 쓴 글인만큼 불교 교리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읽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불교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쉽게 읽을 수 있다. 물론 기존에 아는 것이 있다면 그 뜻을 더 깊게 알 수 있다. 책을 읽으며 40년 이상을 수행자로 살아오신 분도 일상에서 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깨달음을서 얻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1부 '사는 일'은 주로 저자 본인과 타인의 일상 속 깨달음 이야기다. 찻잎을 따고 감자를 캐는 노동에서도 의미를 찾고 아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존경스럽다. 또 나의 삶, 이야기, 감정만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확장하여 사회 곳곳에 일어나는 부조리하고 안타까운 일에 대한 의견도 제시하신다. 이는 2부 '세상 일'에서 더욱 구체화된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수행자의 마음으로 진단한다. 최근 이슈 뿐만 아니라 2021년에 점점 잊혀가는 일들을 종교적 성찰의 말씀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챕터다.

 

3부가 가장 '불교스러운' 챕터였는데, 그만큼 읽는 동안 잡념이 조금이나마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부처님의 말씀이 가장 많이 수록된 챕터이다. 지금까지는 학교에서 배우는 사상으로서의 불교만 접할 수 있어 '출가'나 '수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세속과의 거리감이 불교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마지막 챕터를 읽으면서 불교나 불교 수행자들이 세간 일에 가지는 관심과 진단, 지혜 등이 생각보다 더 깊고 본질을 꿰뚫는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제목 '중심'은 지금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시민 수행자'로서 '분노하되 증오하지 않으며, 그름을 배격하되 끝내 함께 가겠다는 애정을 포기하지 않는 삶(p193)'을 흔들림 없이 지향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싶다. 

 

시험기간에 읽어서 그런진 몰라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템플스테이를 꼭 해보겠다고 한 번 더 다짐했다. 차담을 나누며 '보는 풍경'이 아닌 '보이는 풍경'을 발견하는 기쁨을 경험해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보는 풍경'은 그저 똑같은 사진으로 남고, '보이는 풍경'은 저마다 가슴 속 깊은 곳에 다다른다. (P49)

슬픔과 아픔은 당사자가 감내하는 무게다. 위로와 사랑은 오직 곁에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P191)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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