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장사꾼들이 장사하는 것을, 제후들이 사냥하러 가는 것을, 상을 당한 가족들이 고인을 에워싸고통곡하는 것을, 창녀들이 몸을 파는 것을, 의사들이 병자들을 위하여 애쓰는 것을, 사제들이 씨 뿌릴 날짜를 정하는 것을, 연인들이 사랑하는 것을, 어머니들이 젖을 먹여 자식들을 달래는 것을 보았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은 그에게는 볼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었으니, 모든 것이 속임수투성이였고, 모든 것이 악취를, 모든 것이 지독한 거짓의 악취를 풍겼으며, 모든 것이 그럴싸하게 속여 마치 참뜻과 행복과 아름다움이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믿게 하였으며, 모든 것이 부패하여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든 것이 부패하여 있다는 것을 시인하려 들지 않았다. 세상은 쓴맛이 났다. 인생은 끊임없이 지속되는 극심한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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