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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확장하다 - 사고력, 판단력, 기억력을 최대로 높이는 법
슐로모 브레즈니츠.콜린스 헤밍웨이 지음, 정홍섭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2월
평점 :
경직된 뇌? 유연한 뇌!
내가 보기엔 재활용으로 분류되기만 할 병뚜껑이나 플라스틱 조각들을 아이는 재밌는 놀잇감으로 재탄생시킨다. 작은 플라스틱 뚜껑에 고무줄을 몇 번 걸더니 요구르트 스푼을 넣어 손가락으로 튕기니 뚜껑이 퐁퐁 튀어나가는 근사한 놀잇감이 된다. 나와 아이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우리가 사는 세계에 호기심을 갖고 내 내면을 더 잘 성찰하며 살고 싶다면 이 책 <생각을 확장하다>를 권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은 마음과 영혼이 자리한 곳을 탐구한다.” 인지의 경직성이 무엇인지, 자신의 뇌를 확장하려고 할 때 따라오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을 확장하는 방안들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인지 능력 심리학자답게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방대한 연구 결과들을 술술 잘 풀어 놓았다.
한 가지 일을 오랜 시간 해 온 전문가들이 갖는 ‘경험’은 참 값진 것이라 평가 받는다. ‘그들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잘 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31쪽). 그러나 그 경험은 뇌 활동을 멈추게 한다. ‘경험은 그것이 새로운 상황에 자동화된 반응을 가져올 때 해로운 것일 수도 있다’(62쪽). 어떤 문제 앞에서 자신이 과거에 접했던 유형의 답에 그 문제를 끼워 맞출 뿐, 새롭게 창의적으로 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한다. 이런 것이 바로 ‘뇌의 경직성’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유연한 사고를 하지 못할까? 그건 늘 하던 방식이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그렇다. 새로운 것을 직면할 때 또 만나게 되는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책의 많은 부분에 이 스트레스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대처와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대처’(212쪽)가 있다. 이 두 가지를 떼어 놓고 접근하는 것이 지혜로운 대처법이 된다. 또 ‘속수무책(helpless)’과 ‘희망 없음(hopeless)’의 차이를 말하고 있다(237쪽). 아동을 상대로 실험한 사례를 들면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속수무책의 환경을 줄 때, 어떤 아동은 희망을 갖고, 어떤 아동은 전혀 희망을 가지지 못하면서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정도에서 차이가 났다.
책의 핵심, 사고를 확장하는 여러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어떤 하나의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새로운 해결법을 찾기 위해 그것을 분석할 수도 있고, 다른 하나는 과거의 유사한 경험을 참고해 오래된 해결책을 떠올릴 수도 있다(248쪽). 앞의 것은 노력과 시간이 들지만 새로운 통찰에 이르고, 뒤의 것은 빠르고 쉬우며 자동적이지만 인지적 자극을 주지 못한다. 더 풍성한 사례와 연구 결과들은 책에서 흥미롭게 만날 수 있다.
우리 몸이 게으름에 빠질 때, 그것은 눈에 분명히 띈다. 몸이 둔해질만큼 뚱뚱해지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며, 내 주변은 정리되지 못한 그 무엇들로 어지럽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두뇌가 게으름에 빠지게 될 때 나타나는 결과는 아주 서서히 드러나게 되며 거기에 대해 무심하다. TV는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눈과 귀로 정보를 떠먹여 준다. 그에 반해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우리 뇌는 아주 부지런해져야 하는데 그 때 우리 뇌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내 뇌를 딱딱하고 경직된 뇌로 버려둘 것인가, 말랑하고 유연한 뇌로 자라게 할 것인가? 그 선택은 <생각을 확장하다>를 읽으며 진지하게 결정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