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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옳다
길리언 플린 지음, 김희숙 옮김 / 푸른숲 / 2015년 11월
평점 :
이런 재밌는 추리 소설을 읽고 서평을 쓰기란 참으로 어렵다. 자칫 스포일러가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흘려버려서도, 등장인물들을 상세히 묘사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
먼저 책 제목 얘기를 해 볼까? 작가 길리언 플린이 지은 원래 제목은 <THE GROWNUP>이며 우리 말로 '어른'을 말하는 것일테지. 아마 열다섯 소년 '마일즈'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교활하게 어른들을 이용하고, 그에게 이용당한 어리석은 어른 '수전'과 '나'를 표현하려했던 작가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다면 우리 말로 번역된 소설 제목은 왜 <나는 언제나 옳다>일까? 일단, 제목이 꽤 마음에 든다. 책을 다 읽고나면 "진짜 누구 말이 옳은 거지?"란 궁금증이 막 생기기 때문이다. 가짜 점쟁이 '나'는 의뢰인 '수전'에게 진짜 점쟁이인듯 다가가고, '수전'은 어떤 의도를 갖고 점쟁이 '나'를 찾아가며, 소년 '마일즈'는 반전의 묘미를 선사하며 자신의 말이 다 옳다고 마무리 짓는다.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며 누가 옳은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을 찾아가며 책을 읽어나가면 그 재미가 솔솔하다.
다음으로 작가 길리언 플린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피가 난무하지 않는 서스펜스를 쓸 수 있는 작가'로 통한다고 한다. 아주 매력있다. 그녀가 쓴 이야기 속으로 쏙 빠져가다 보면 뒤통수를 한 번 '딱'하고 쳐 준다. 거기서 끝나는 것도 아니고 책을 덮은 뒤에는 머릿 속이 '멍~'하게 된다. 내가 놓친 그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런 이유로 책을 두 번 읽기도 했다. (참 이 책은 꽤 얇다. 책값도 그만큼 싸다.) 이것은 이것, 저것은 저것이라는 결론을 명확히 내리지 않는다. 사건의 결말을 내리는 것은 어느 부분 독자의 몫이 되고 만다. 아주 흥미진진하게 말이다.
자, 이정도면 스포일러는 면한 서평이된 거 같은데 한번 읽어 봐야지 하는 마음도 간절해지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한 채널 건너 '음식', 한 채널 건너 '요리', 또 한 채널 건너 '맛기행' 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루더라. 이런 와중에 심각한 '시사 토론' 프로그램이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늘 읽던 그저 그런 책들 속에서 재미와 신선함을 맛보고 싶다면, 이 책 <나는 언제나 옳다>를 읽어 보라며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