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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휼, 예수님의 심장
하재성 지음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4년 10월
평점 :
의사소통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언어발달이 느린 어린 아이와는 놀이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수용, 표현 언어를 늘여 준다. 자폐성향을 가진 아이를 대할 때는 의사소통을 좀 더 크게 확장시켜 눈 맞춤, 주고받기 활동, 관심을 공유하기 등의 목표를 먼저 세워 접근한다. 뇌성마비 아이에게는 음식물을 먹는 기능을 우선 습득시켜 주어 구강 운동을 활발히 하게하고 표현 언어를 늘여 준다. 아이가 가진 특성과 성향에 맞게 접근하는 것이 참된 의사소통이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셨다. 그들이 앓고 있는 병이 다 달랐고, 처한 상황과 환경은 천차만별이었고,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형편 또한 다채로웠다. 그뿐 아니라 기질과 성격도 다양해서 이들을 만나 대화를 이어가기란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한결같은 마음, 긍휼을 가지고 그들에게 접근하셨다. 우물가에서 만난 사마리아 여인에게는 그의 상처난 마음이 다치지 않게끔 부드럽게 그러나 자신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다가가셨고, 외아들을 잃은 과부를 만나서는 그녀의 슬픔을 깊이 공감하시며 그 아들을 살려 주셨고, 예수님을 테스트 하려던 율법주의자들 앞에서는 의로운 분노를 보이시며 강인한 면을 보이셨고, 폭풍우 속에서 공포에 떨었던 제자들을 위해서는 안전한 상황을 먼저 만들어 주신 후 믿음 없음을 꾸짖으셨다.
여기 ‘부적절감’을 가진 한 여인이 있다(102쪽). 부적절감이란 어떤 낯선 환경에서 스스로 자기 자신이 부적절한 존재라고 느끼는 감정이다. 바리새인 시몬의 초대, 사실 달갑지 않은 초청을 받은 예수님은 죄인인 한 여인이 보여주는 조금은 황당한 모습에 맞닥뜨린다. 그 여인은 옥합을 깨뜨려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시고,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붓는다. 사람들은 이 자리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인의 등장에 당황하고 있었겠지만 예수님은 그녀의 환대를 묵묵히 받아들이신다. 오히려 발 씻을 물조차 주지 않았던 집 주인 시몬의 부적절감을 지적하셨다. 예수님은 긍휼의 마음으로 그녀를 보셨고, 그 여인 또한 긍휼을 바라는 간절함으로 예수님 앞에 나아왔다.
예수님은 한 가지 마음을 품으시고 우리에게 다가오신다. 우리의 필요를 보시고 대화하기를 원하신다. 모든 이들에게 제각기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의사소통 하신다. 그 언어는 바로 ‘긍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