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괴롭히기 프로젝트 문지아이들 98
이윤학 지음, 전종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초등학교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교 5학년 딸 4학년 아들을 둔 엄마인데요.
요즘 텔레비전에서 왕따문제 얘기를 하면 남 얘기처럼 듣곤 했었지요.
그런데 작년 겨울부터 우리 아들이 집에만 오면 밥을 안 먹겠다고 했습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힘이 세지면 애들이 자꾸만 괴롭힌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말인가 싶어서 계속 캐물었더니 반 애들 중에서 좀 힘센 애들이
싸움 좀 할만큼 힘 세어 보이는 애들을 자꾸만 괴롭히고 밀치고 욕하고 그러면서
왕따를 시킨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애도 왕따를 두 달인가 당했다고 했는데
그 얘기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저는 우리 애가 왕따를 당한다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왕따라고 해봤자 애들끼리 좀 다투는 거겠지 하는데
우리 애한테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게 몸도 피곤하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요....
그 애기를 듣는데 밤에 얼마나 눈물이 나든지. 왕따 왕따 남얘긴 줄 알았지.....

그래서 요즘에는 애랑 같이 얘기도 많이 나누고 혹시 달라진 점은 없는지
주의 깊게 봐요. 맞벌이 부부라서 애한테 잘한다고 했는데 태만했던 게 있었나 봐요.
주말엔 영화도 같이 보러가고 서점도 가고 그러는데 '샘 괴롭히기 프로젝트'는 우리 애가
직접 고른 책이었어요. 왕따를 당하는 아이와 그것에 맞서는 아이의 이야기라는
작은 글귀가 마음에 들었다나요. 무엇보다 반짝거리는 표지가 눈길을 확 끌더군요.
샘 괴롭히기 프로젝트는 '왕따'라는 동화책을 쓴 이윤학님의 책인데
왕따도 우리 애가 읽은 책 중에 좋아하는 책 5에 드는 책이었거든요.
왕따라는 동화보다 글이 훨씬 밝고 무게중심도 있더라고요. 우리 애가
신슬기라는 여자애를 보면서 자기도 걔처럼 누가 놀리더라도 당당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이 글에서 빛나는 건, 신슬기라는 여자애 캐릭터가 그간 우리가 봤던 여자애 캐릭터와는
넘 달랐고 씩씩하고 강해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애라는 거지요. 왕따를 당한다고 해서
무조건 우울하거나 숨어 있을 필요는 없는 거란 걸 보여주는 게 참 좋았고요.
슬기의 친구가 되는 혜령이는 아이는 자기가 입양이 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무척
슬퍼하는데 슬기는 그런 혜령이에게 '너는 가짜 가족을 얻은 게 아니라 새로운 가족을
얻은 거'란 말을 해줘요. 그러면서 서로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이들이 친구가 되는
모습을 무척 공감있게 그려줬지요. 말괄량이 슬기와 심각하기만한 혜령이가 만나서
서로의 다른 점을 닮고 고치고 안아주는 장면도 너무 좋았고요.
우리 애는 이런 친구가 하나라도 있으면 학교 생활이 안 힘들 것 같다고 하더군요.

지금 여러분의 아이는 어떤가요?
혼자가 아닌 척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잘 들여다봐주세요.

추신: 책 중간에 [똥 게임]이란 게 있는데 꼭 아이들과 함께 해보세요.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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