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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 - 열정적인 합리주의자의 이성 예찬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4월
평점 :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우리에게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로 잘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가 두 번째로 에세이집을 펴냈다. 『영혼이 숨 쉬는 과학』이다. 30년간 써 온 강연문, 칼럼, 에세이 등을 41편 모아 만든 책이라고 한다. 에세이라 하면 감성적 표지와 함께 잘 읽히는 글이 떠오르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족히 650쪽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에, 한 번 읽어서는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도킨스의 ‘이성 예찬’이 담긴 글들이 모아져 있다. 한 생물학자는 디킨스의 글을 읽고 ‘논리적 오류가 없으면서도 수학이 단 한 줄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과학적 서술’이라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과학의 언어인 수학과 물리를 쓰지 않는 과학을 논하는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노력이 당연히 필요하지 않을까. 이해의 과정에서 얻는 희열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영혼이 숨 쉬는 과학’이라는 제목의 의미도 살펴보자. 과학은 어떤 형태로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작가에게 문학적 영감을 줄 수도 있고, 과학이 밝혀낸 자연의 신비가 우리에게 감탄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우리가 편리한 생활을 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떤 형태로든 우리의 ‘영혼’을 건드린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말하는 과학은 과학적 사실 뿐 만아니라 과학적 사고 방법 모두를 포함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논리적으로 과학적 사고, 사실을 설명하며 과학에 영혼이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만일 내 안에 종교적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과학이 밝힐 수 있는 한도 내의 세계 구조에 대한 무한한 감탄이다.
『영혼이 숨쉬는 과학』 서문 17p
책의 목차는 이러하다.
1부 과학의 가치관(들)
2부 무자비의 극치
3부 가정법 미래
4부 정신 지배, 화근, 그리고 혼란
5부 현실 세계에 살다
6부 저연의 신성한 진실
7부 살아 있는 용을 비웃다
8부 인간은 섬이 아니다
과학은 검증 가능한 증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신앙과 무관하다고 도킨스는 말한다. 또한 과학은 위로를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에게 고양감을 준다며 과학도의 심장을 뛰게 하는 설명을 덧붙인다. 구전된, 전통적이고 권위적인 신앙 위에 쌓아 올려진 종교와는 달리 합리적 신념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 학교 수업에서 배울 때 느꼈던 지식의 축적과 다른 느낌으로 과학이라는 학문의 존재 의의가 너무나도 잘 와닿았던 부분이었다.
과학은 실제로 가장 도덕적이고 가장 정직한 학문 분야 중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증거를 보고할 때 성실하고 정직한 태도로 임하지 않을 경우 과학은 완전히 붕괴하기 때문입니다.
『영혼이 숨쉬는 과학』 405p
위로는 과학이 제공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
하지만 고양감이야말로 과학이 진가를 발휘하는 영역입니다.
『영혼이 숨쉬는 과학』 407p
평소 리처드의 저서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나 과학적 사고가 담긴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에게 가장 추천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학이나 물리적 수식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글이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없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덧붙이자면, 워낙 책이 고풍스러워서 가지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든든해진다. 틈틈이 그리고 천천히 도킨스의 사유를 음미하다 보면 영혼이 숨 쉬는 과학과의 조우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