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을 찾아서
신용관 지음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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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개인사나 내밀한 속내는 어떠한 형태로든지 한 작가의 창작 원천이나 태반을 이루면서 작품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한 작가의 개인사나 내밀한 속내에 관한 풍부한 정보들이 그 작가의 작품 이해에 충직한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 독자들로서는 한 작가의 작품 이해에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도 있는 개인사나 내밀한 속내에 접근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러한 점에서 신용관 기자의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을 찾아서}라는 책은 평소 궁금하게 생각하면서도 알 길이 없어 아쉽게만 여겨져왔던 작가나 영화감독, 연극 연출가들의 내면풍경을 엿보게 할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던 것 같다. 어떤 글은 최초의 발표 시점과 책의 발간 시점 사이에 상당한 간극을 두고 있어서 구체적임 맥락을 따라 읽느라 조금 긴장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인터뷰 형식의 글들이어서 읽어나가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특히 대부분의 글들이 근접 촬영을 하는 듯한 미시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어 마치 그 작가와 현장에서 마주 대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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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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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나이들어 가고 싶은 소망을 선동한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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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문학 - 추방된 자, 어떻게 운명의 주인공이 되는가
정은경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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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는 최근 민족, 국가, 인종이라는 확고한 경계가 해체`약화되는 과정에서 인문학 공동체의 주목을 받고 있는 테마이다. 최근 들어 이주 노동자나 결혼 이민 등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대거 유입으로 인해 우리 사회 또한 다문화사회의 징후들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근대적인 민족국가의 경계가 해체`약화되는 현상은 세계화 과정의 진행과 더불어 점점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맥락에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글쓰기에 주목하고 있는 정은경의 {디아스포라 문학}은 구 소재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지니고 잇는 저작이라 생각한다.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글쓰기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일반적인 소개 수준에서 전개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자 하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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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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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엔 공짜란 없는 법이다. 나이들어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곱게 늙어간다'라는 우리네 속담은 그러한 맥락에서 톺아야만 그 의미가 오롯이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완서의 {친절한 복희씨}는 말의 진정한 의미에서 곱게 나이들어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 몸소 작품으로 증명하고 있다. 

표제작을 포함하여 9편의 단편들로 꾸린 {친절한 복희씨}에서도 여전히 에피파니의 섬광을 발하면서 서사의 전면에 반복적으로 변주되는 대상은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인간 본성으로서의 위선과 허위의식 등이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예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맹렬한 적의와 가차없는 혐오의 시선을  통해 확연한 전선을 구축하고 있었던 예전의 작품들에 비해 이번 작품집에서는 관용과 화해의 시선을 통해 그것들을 넉넉하게 품어 안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까 예전의 작품들이 인간 본성의 이중성을 바닥까지 드러내고야 말겠다는 일본의 사소설적 욕망의 에너지로 충만해 있었다면 이번 작품들에서는 인간 본성의 이중성을 너그럽게 인정하고 화해하는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

{호미}의 머릿말에서 박완서 선생은 "내 나이에 6자가 들어 있을 때까지만 해도 촌천살인의 언어를 꿈꿨지만 요즈음 들어 나도 모르게 어질고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글을 소망하게 되었다. 아마도 삶을 무사히 다해간다는 안도감-나잇값 떄문일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있다. 그 말의 진정성을 이번 작품집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온통 '왜소한 개인들의 사소한 욕망'들이 지배하는 이 부박한 세상에 그래도 박완서 선생 같은 작가와 어른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한켠이 든든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이들어가면서 닮고 싶은 모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적지 않은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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