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동안 수없이 억누르던 마음들을 떠올렸다. 질투의 탈을 쓴 동경, 우월감 뒤에 가라앉은 열등감, 오해로 점철된 섣부른 이해, 위선을 집어삼킨 이기적인 이타심. 이는 온전히 소화하지 못해 체기처럼 오래도록 가슴 속에 얹혀있곤 했다. 떫은 감을 베어 문 것처럼 텁텁하게 맴도는 뒷맛에 미간을 찌푸리던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수록된 단편들을 읽으며 심리가 솔직하게 묘사된 작중 인물들에게 지난 날의 나를 비추어 보았다. 미화될 수 없는 내면의 민낯을 마주하며 조금은 씁쓸해졌다. 그러면서도 공감의 형태로 다가오는 위안이 컸다. 어쩌면 삶이란 뱀과 양배추처럼 이질적으로 양립하는 감정과 생각들을 시간을 들여 천천히 소화해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사람의 마음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입체적인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