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너머의 연인 - 제126회 나오키상 수상작
유이카와 게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어깨너머의 연인(예문사)
유이카와 케이 저 , 김난주 옮김
 
 
 2002년 126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 <어깨너머의 연인>은  소설가 <나오키 산주고>의 이름을 따서 대중문학의 선구적인 업적을 기려 대중문예의 신진작가 가운데서 우수한 소설·희곡 작품을 발표한 책 중의 하나다.
저자 유이카와 케이는 소개에서 나오듯이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성 작가라고 한다.
그녀의 여타 작품들을 보면, 그럴만도 한게 같은 여성이라서 그런 지 몰라도 여성 등장인물들을 보다 섬세하고, 현실적인 심리묘사를 통해 고민과 문제를 솔직 담백하게 그려낸 다는 것에 나 역시 공감하는 바다.
<이별의 말은 나로부터>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어깨너머의 연인과 마찬 가지로 잘 읽힌다는 점 그리고, 여성의 연애사, 결혼문제, 이별 등 굉장히 현실적으로 잘 그려냈고, 위태롭지만 당찬 모습으로 나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볼 때 어깨너머의 연인의 두 주인공과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다.
어떻게 보면 여성들의 고민이나 문제는 국적을 막론하고, 비슷한 것 같고 그 나이대에 하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일과 자기계발도 마찬가지 인 듯 싶다, 그래도 일단, 저마다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르고, 그런 면에서 루리코의 행동은 극적으로 표현 됐을 뿐 어찌보면 우리 현실에 있는 여성들과 다를 바 없는 듯 하다. 규칙이 있어야 사회가 맞물리 듯 돌아가고,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지 않고, 원만하게 지낼 수 있는 것처럼 법 테두리 안에서 정해놓은 법은 곧 정답이지만, 인생 안에서는 정답이 없다.
정서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을 뜻하는데, 그저 작가가 말하고 자 하는 것은 흔들리는 20대의 여성들의 심리는 물론이고, 이상이 다른  두 여성 루리코와 모에를 통해 유쾌하고, 솔직하게 표현했다는 점, 양극화된 모습을 통해 현대여성으로써 살아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본다.
루리코와 모에.
S와 N극 처럼 서로 전혀 다른 성격과 가치관을 갖고 있지만, 20년 넘게 친구로 루리코의 곁에 남아있는 모에.
모에의 남자친구와 세번째 결혼을 하는 루리코, 그럼에도 결혼식에 꼬박 참석하고 있는 모에.
담담한 분위기가 어딘가 모르게 낯설기만 한데, 다들 떨리는 결혼식에 너무나도 익숙한 루리코의 침착함이 왠지 웃음을 자아낸다.
"저 얼굴에 남자가 몇 명이나 속았던가. 아니지, 남자만이 아니다. 여자도 속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 루리코의 미모는 하얗고, 투명한 예쁜 외모에 남자들을 얼마든지 유혹할 수 있는 당찬 성격의 소유자다.
사랑도, 사람도, 결혼도, 이혼도, 빠르고 쉽다.
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남자에 관심이 많은 자기 주관이 뚜렷한 여성이다.
그에 반해 다소 부정적이고, 무뚝둑한, 일을 사랑하는 독립적인 성향에다 첫사랑에 실패하면서 그 트라우마로 사랑을 믿지 않는 모에. 그렇다고 정숙한 편도 아니다.
루리코의 결혼식 하객 유부남 가키자키와의 첫만남에서 섹스를 하고, 부담없는 관계를 지속하는 한편
루리코는 "왜 결혼하는 순간, 섹스가 따분해지는 것일까" 노부유키와의 결혼도 얼마 못가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모에와 아키야마 다카시
모에의 직장에서 포장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는 다카시를 처음 만나 선술집에서 술 한잔 하며, 야한 이야기도 서슴치 않게하고, 오갈데 없는 그를 하룻밤 재우게 된다.
다음날 아침 대학생인 줄 알았던 그가 18살 미성년자임을 알고 놀라는데, 그날 저녁 같이 밥을 먹자는 루리코의 전화에 모에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낌새를 챈 루리코는 모에의 집에 찾아간다.
실랑이 끝에 다카시의 존재가 들통이 나고, 결국 저녁 식사를  함께 하게 되는데, 대화 중 다카시의 가출한 사실을 알게 되자, 루리코는 다카시를 집으로 들인 모에에게 놀라면서도 뭔가 모를 흥미를 느낀다.
루리코는 다카시를 친척으로 속이고, 노부유키와 사는 집으로 데려가는데,, 다카시와의 대화에서 루리코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대목이 있다. 바로 친구 모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모에는 말이지 이 세상 모든 것을 안 믿어. 하지만 그 말은 어떤 의미에서 모든 것을 다 믿는다는 소리하고 똑같고. 무슨 뜻인지 알겠어?" "그래서 나는 모에를 믿는 거야."

한편 모에는 5년간 몸 담았던 회사에서 상사의 권력 앞에 염증을 느끼던 차에 당당히 박차고 나오게 되고,
믿었던 노부유키의 바람을 목격한 루리코는 모에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셋의 동거가 시작되는데,


......

루미코와 모에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 지 등장할 후미와 료와의 이야기와  다카시와 모에에게 닥친 위기는 마지막으로 어떻게 극복하는 지. 이 책을 덮고서, 그녀들의 선택에 대해 나 자신이라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정서 상 10년이 넘은 뒤에야 재번역되어 나온만큼 이제는 흥미롭게, 볼 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거창할 거 없는 두 여자의 인생에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인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메세지를 던져 주 듯 그렇게 이 책을 접했으면 한다.

"인생이란 알 수 없다"

어쩌면 타인에게는 무모하게 보일 것이다. 물론 여러가지 선택 가능한 길이 있다.

그러나 어떤 선택이 옳은지는 살아보지 않으면 모른다." 345p

 모에의 말처럼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인생은 늘 선택의 기로에서서 결정하고 나아가야 한다.

정답이 없는 서툴기만한 인생에서 늘 고민하며, 살아가는 현대여성의 한 사람으로써 사랑과 우정 그리고 인생에서 결국 늘 주체는 나여야 하고, 내 행복을 위해, 그리고 스스로의 결정을 존중하고, 책임을 짊어지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야 말로  불투명한 앞날을 헤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지 않나 싶다. 

 

"정말 괜찮은 거야?"

앞에 나란히 서서 루리코가 물었다.

"응. 괜찮아."

"후회 안 해?"

"후회? 생각해 본 적도 없어."

"모에, 너 대단하다 정말."

"다시 봤지?"

둘은 얼굴을 마주 보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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