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탈한 오늘
문지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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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놀라운 환희와 기적의 연속인가!

편안히 잠을 청하고 일어나서 눈 떠 세상을 바라보고,

아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만지고 일어서고 걷고 먹고 마시는 이 모든 일들이 기적 같은 일들이라는 것을.

지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앞서 얘기한 것들을 자각하고 있으리라.

 

글쓴이는 20대 초반 한참 나이에 암 투병과 회복 과정에서

거의 모든 이들에게 흔해빠진 일상의 시간들이 결코 흔하디흔한 나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무한한 축복임을 깨닫게 되는 각별한 체험을 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남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섬세하고 감수성 넘치는 눈길로 이전과 다른 세상을 느끼고 바라보게 된다.

 

촘촘하고 넘치는 감성으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때로는 담담하고 때로는 놀라울만치 정교 치밀하게 일상의 자화상을 써 내려가는데

사랑스럽고 따듯한 존재들을 등장시켜 이 모든 감정들을 증폭 시킨다.

다름 아닌 반려견과 반려묘다.

여섯 마리의 개와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인데,

사람보다 훨씬 짧은 생을 살다가는 이 따뜻하고 정겨운 존재들의 상처와 일상을 통해

자칫 무감각 할 수 있는 우리네 인생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관조 할 수 있는 기회와 여유를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반려 동물의 대변자처럼, 때로는 일상의 그림을 수채화처럼 그려보여 주면서 

솜씨 있게 자신의 인생관을 꽤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저자는 글 솜씨가 참 빼어나다.

전문 작가가 아님에도 전문가 이상의 글 솜씨를 보여주는데 - 사진 솜씨 또한 출중하다 -

마치 사진을 보듯 글을 쓰는 재주가 있다.

자신만의 감수성과 관찰력으로 마치 우리가 옆에서 작가와 작가를 행복하게 해주는 반려견, 반려묘를

전지적 관점에서 지켜보게 하는 듯 한 느낌을 받게 한다. 


바쁜 일상에 빠져서 내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좌표를 잃어버린 생활에 빠졌다면

잠시 쉼표를 부여하는 이 책을 권한다.

그것이 컴마(,)가 되었든 대쉬(-)가 되었든

안온하고 행복하며 그 동안 잊고 살았던 자신 인생의 참다운 기쁨과 환희에 침잠하게 하는 오롯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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