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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 여행 가방 하나에 담은 미니멀 라이프
박건우 지음 / 길벗 / 2022년 10월
평점 :
사기 위해 일할 때는 삶이 휑했다.
살기 위해 일하자 삶이 환해졌다.
p.159
박건우 작가님은 가방 하나로 경제, 창작 활동, 세계여행을 하는 최소 주의 애처가이다. 책 표지에 있는 사진이 그의 물건의 전부. 그도 처음에는 이렇지는 않았다.
쓰고 싶은 글이 있었는데, 출판사에 퇴짜를 맞아서 혼자 출간했다.
우연히 시작된 유튜브가 떡상을 해서 21만 구독자를 거느리게 되었다.
봄~가을에 일하고 추운 겨울에 동남아에서 사는 진정한 노마드 라이프. 그의 삶과 결혼, 미니멀 라이프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 버리는 게 전부는 아니다
전부를 버리는 걸 미니멀 라이프라고 할 수 없다. 사람마다 그 정도가 다르니 직접 실행해 보는 수밖에. 비워내면서 나의 삶을 찾고, 하려는 일이 확실해졌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믿고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책의 말미에 미니멀리스트로 살면서 좋아진 점 100가지를 읽으며 생각해 보자.
책 중간에 재즈 할아버지의 이야기에서 물건의 소유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했다. 물건을 가질지 말지에 대한 여부는 내 몫.
사라져 가는 시간 찾기
시간은 유한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찾고 소유하고 관리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별거 아닌 거라 생각했던 것에 많은 time이 소요된다. 그것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건 바로 물건과의 이별이다. 그가 말하는 것은 따뜻하지 않다. '잠시 보관했다가 버리세요' 아니라 '당장 해결하세요'다. 유통기한이 지난 크림을 발에 바르기 위해 두는 것이 아니라 바로 비워서 버릴 것. 가득 쌓인 펜을 언젠가 쓰겠지 할 것이 아니라 비워낼 것. 환경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면 안 되겠지만 그 순간 정리하지 않으면 또 쌓일 것이기에 단호함이 필요하다 말한다. 그 순간의 괴로움만 벗어나면 된다. 다시 똑같은 상황은 만들지 않으면 될 것.
물건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삶에서 내가 주도적인 삶으로 가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 책이다.
그리고...
옷 정리할 때 자주 이용했던 의류 수거함. 여기 모아진 것들은 개발 도상국으로 가는 데 이것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좋은 곳에 쓰일 거라는 환상을 갖고 처리했는데, 막상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이 도착하면 버릴 곳이 없어 폐기에 고민하게 된다고. 쓰레기 처리 기술이 없는 그 나라에서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헌옷산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자선 사업가가 된 냥 버렸던 이 행동은 이제 stop. 지인에게 나누거나 온라인 중고 거래, 기부 상점을 이용해야 한다.
좋은 곳이나 맛있는 음식을 보면 의래 먼저 하는 행동이 사진 찍기다. 하지만 이 수많은 photo들이 디지털 쓰레기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의식 없이 찍는 것이야말로 양에 질려 정리하지 못한다. 내 핸드폰에 담긴 사진만 해도 만장이 넘는다. 당연히 그 사진을 찾아볼 리 만무하다. 사진 찍는 것은 너무 좋아하기에 찍어댔던 사진이 내 삶을 옥죄어 온다고 하니 신중함을 불러일으킨다.
물건 75개, 양말 한 장으로 사는 그의 이야기가 궁색 맞고,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물건에 대한 가치, 내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정말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것. 중요도를 어디에 둘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