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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여행사 히라이스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1년 4월
평점 :
처음 책 제목을 접했을 때 일본 작가의 책인가 했다. 히라이스라는 말이 왠지 일본어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HIRAETH, 히라이스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뜻하는 웨일스어라고 한다. 과거를 여행할 수 있게 하는 회사의 이름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단어였는데, 내가 오해를 했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만나봤다. 최근에 시간 여행에 관한 드라마가 많이 나와서 재미있게 챙겨봤는데, 이 책도 그런 느낌에서 같은 결일까 하는 생각으로 만났다.
다양한 과거 여행이야기가 나오는데, 첫 번째 여행은 자살, 이지메와 관련된 내용이라 스릴러 소설이었나 착각할 정도였다. 그 이후에는 천천히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를 들으며, 과거 여행을 가게 되는 이야기를 만나봤다. 보통은 현재의 상황을 다시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과거의 어느 순간에서 선택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고. 역사적인 순간으로 넘어가서 이미 결과를 아는 상황에서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타이타닉호에 타는 시한부 여학생의 이야기나 장국영의 자살하던 그날로 갔던 이야기는 현실감 있게 다가와서 더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히라이스를 방문하게 된다면 어느 순간으로 가보고 싶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가끔 내가 그 순간에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떨까? 다시 그때로 가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몇 년 뒤에 바라보면 후회할 과거가 될 것이라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이 과거에서 현재로 가는 것이 아닌 미래로 가까이 가는 것이라고 바라본다면 삶을 바라보는 것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된다.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과거에 대한 속상함을 갖고 사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지금 이 순간도 과거가 되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하나의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여행이 유기적으로 그물처럼 엮여있어서 읽으면서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에게 시간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 행복한 시간이었다. 책을 읽고 나니 과거 여행 왕복 티켓이 주어진다고 해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지금에 충실하고, 더 행복하게 살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속편이나 다음 시리즈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