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Catholic, 그리스도교), 그 허구의 모래성에 대한 고찰
주묵성 지음 / 책과나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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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완전한 종교적 관용/자유가 실현된 천국이 존재한다면 그 곳은 교회/성당마다 성경 옆에 이 책과 만들어진 신이 함께 비치된 곳이라 생각될 정도로 훌륭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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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풍수전쟁
김진명 / 이타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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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풍수의 원리는 동기감응인데 이게 양자 역학의 얽힘하고 원리적으로는 같아."
"설마 지금 풍수가 과학이라 강변하려는 거야?"
"풍수는 죽은 사람의 뼈를 좋은 자리에 묻어 살아있는 자식이나 후손을 이롭게 하는 소위 동기감응을 말하지. 그런데 양자 역학이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어."

"《장경》에 혈터의 흙은 오색으로 변하는데 그중 백색이 제일이라 하였으니 흙색이 지기에 의해 바뀌는 건 여기만의 일은 아니오."
"《장경》이란 어떤 책이죠?"
"《장경》은 4세기 중국 동진 때 곽박이 지은 장례에 관한 책으로 산의 정기와 지맥이 터져 나오는 혈터에 관해 여러 얘기를 하고 있어요. 이 사람이 이미 그 당시 혈터의 흙색에 관해 언급하고 있으니 저 하얀 흙을 조작으로 볼 이유는 없을 겁니다."
"아!"
은하수는 낮은 신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바위가 부서진 게 흙인 만큼 산이 지열 등의 지질학적 이유로 토양을 변화시키는 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지름 6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넓이만 빙 둘러 하얗게 만들었다는 사실, 그 이유가 열 변화가 아닌 측정되지 않는 산의 지기 때문이라는 말을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오래전 중국에서 이미 이렇게 혈터의 색이 변하는 경우를 기술하고 있다니 은하수는 그 《장경》이란 책을 한번 꼭 봐야겠다 다짐했다.

"또 하나의 고민은 수사를 해 보니 한국으로 가는 통일교 신자들의 기부금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게 엄청난 불법이라 한국 검찰에 통일교 자금 수사를 요청하고 총리대신께도 말씀드려 마침 한국 대통령이 강직한 사람이니 불법을 차단하도록……."

"토종인 조몽인들은 외지에서 온 야요이인들에 의해 지배당했는데 문제는 이들 야요이인의 묘를 파보면 한결같이 얼굴을 한반도, 그중에서도 전라도로 향하고 있단 말이오. 거기서 왔고 죽어서의 바람 또한 죄 거기로 흐른다는 거지. 그러니 혼계의 영가들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 흔들리는 거요."
"아!"
"하여 다이이치 대법사가 파묘하여 인골의 시선을 후지산 방향으로 돌린 거요."
"온 곳과 산 곳 사이의 방황을 끝내주신 거군요."

"전라도를 향했던 인골들의 시선을 후지산으로 돌려놓은 것과 같은 맥락이요. 무라야마는 산을 자르고 땅을 파며 물길을 바꾸어 지맥을 끊고 지기를 교란했소. 게다가 오쿠라를 시켜 온갖 신물을 들어냈소."

"집무실 이전으로 대한민국에 저주가 내렸다고 한다면 대통령님 입장이 얼마나 곤란해지겠소? 가뜩이나 용산으로 가신 데 대한 의혹이 그득한데."
"당신 무슨 소릴 하는 거요?"
벽력같은 호통을 치며 나선 사람은 한국 제일의 풍수사라는 노풍언이었다.
"뭐가 잘못되었소?"
노풍언의 기세에 계룡산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의 표정을 살폈다.
"용산이 어때서 그래요? 거기는 예로부터 군사의 땅이오. 질서와 규율을 세우는 곳이란 얘기지. 지금 이 나라에 도대체 무슨 질서가 있소? 상대에 대한 배려와 예절은 깡그리 사라지고 헌법 기관들마저 사리사략에 춤추는 개판 아니오? 대통령이 법치를 세우기 위해 용산으로 나가신 건 범인이 할 수 없는 경사인데 뭐가 잘못이란 얘기요?"
"나도 옮기자고 찬성했소. 그러나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말이오. 왜 나한테 그러시오?"
"백성들 눈치만 살피는 것이 임금의 덕목은 아니오. 문재인 대통령은 유례없는 지지율을 보였지만 오히려 그동안 북한이 핵을 완성한 거 아니오?"
"전 대통령님이 여기서 왜 나오는 것이오? 대통령이 무슨 신이오? 미국이 가만있는데 한국이 무슨 수로 북한 핵 개발을 막아?"
계룡산인이 대수롭지 않게 내뱉은 말에 노풍언은 화가 치솟아 단정히 매여있던 옷고름을 풀어 헤치며 앞으로 뛰쳐나왔다.
"이 자식아, 그럼 핵을 장려해?"
"어떻게 막아? 그리 잘났으면 당신이 막아 보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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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계관 만드는 법 - 콘텐츠를 더 오래, 깊이 즐기기 위하여 땅콩문고 시리즈
이지향 지음 / 유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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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가즈오 이시구로 작품 아직 안 읽었는데 세계관의 중요한 반전이라면서 여기서 스포일러를 해버리면 어떡합니까? 책 앞에 경고라도 해야죠. 내용은 마블같은 흥행작을 가볍고 피상적으로만 분석하다가 뜬금 소속집단 작품 바이럴 광고를 버무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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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의 종말 - 우리 안의 거대한 편향 사고를 바꿀 대담한 시도
제시카 노델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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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럽지만 이 책조차도 편향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 또한 작가와 이 책이 태생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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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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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목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순간, 그에게는 지성의 파멸뿐이다. 위대한 작품을 남긴 작가들, 철인들, 시인과 음악가, 정치가는 무명 시절에도 대중과 영합하려 하지 않았다. 내면의 절박함과 자기희생을 묵묵히 감수해냈다.
지금은 지식을 팔면 돈이 생기는 구조로 바뀌었다. 돈이 필요한 자는 누구든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다. 그리고 민중은 어리석게도 그런 자들을 우상으로 섬기려 한다. 그들로 인해 인간의 위상은 또 한 단계 퇴보하게 될 것이다.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정의감에서, 또는 타인에 대한 배려 때문에 올바른 행동을 취하는 자는 행복하다. 나의 올바름은 대체로 두려움에 기인하고 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내 안의 욕망을 단죄하고 싶지 않다. 특히 종교적인 차원에서 나의 욕망을 단죄하고 싶지는 않다. 나의 욕망은 조금도 혐오스럽지 않다. 더럽고 낮은 곳에서 나는 몸부림친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도망친다. 내게 그것이 겸손이다.

종교인들은 그들의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더 많은 계시를 반영하고자 타인의 삶에 억압된 계시를 남발한다. 그들이 우리 같은 일반인에게 보여주는,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계시는 결코 우리 스스로 쟁취한 직관이 아니다. 우리가 보고 느끼고 깨닫고 발견한 깨우침이 아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모든 계시는 그들 자신의 것이다.
따라서 보이는 것들을 추종하는 삶은 언제가 됐든 한계에 갇혀버린다. 그로 인해 우리 주변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진실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인간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 신을 존재하게 만들 수도 있고, 존재하는 신을 저주할 수도 있으며,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도 있다. 그리스도를 십자가 형틀에 매단 것도 인간이었고, 그리스도의 죽음을 보고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 것도 인간이었다.

하지만 유대교만큼은 납득도, 용서도 못하겠다. 유대교의 신은 자기 뜻대로 이토록 비참한 세계를 만들어놓고는 자기 취미를 살려 강압적인 교리를 부과했다. 이 비참한 세계에서 오직 자기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권리를 남겨놓았다. 그는 피조물에게 속죄하지도 않고, 죽음 뒤의 불멸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현세에서 착취당하거나, 착취하는 인간의 모습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내가 유대교를 중오하는 이유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정치단체가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는 것으로도 모자란다고 생각했는지 요즘은 종교에 귀의한 자들의 파벌싸움도 툭하면 펼쳐진다. 갈등이 갈등을 낳고, 분쟁이 또 다른 분쟁의 원인으로 제공되는 것이 이 도시와 우리 시대가 기다리고 있는 현재의 운명이다.이런 시대를 살아가려면 좋든 싫든 정의와 거짓을 구별해낼 줄 알아야 한다. 시대가 제공하는 갈등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갈등의 결과가 아닌 원인부터 살펴봐야 한다. 당장이라도 시대를 둘로 쪼갤 것 같은 분쟁에 휘말려 재판관 앞을 서성이고, 누구 목소리가 더 시끄러운지에 귀 기울일 게 아니라 싸움을 시작한 패거리들의 소속을 알아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 시대에서 생존하는 비법이며, 문명의 발전에 희생당하지 않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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