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과학이 양립할 수 있다는 흔히 듣는 주장은 하나의 망상일 뿐, 쉽게 무너질 수 있는 허약한 주장이다. 생각해보라. 종교는 그것이 내세우는 주장을 위한 증거나 근거, 검증 가능한 발언도 제공하지 않는다. 사실 나는 "신은 입증될 필요가 없다"는 잘난체하는 주장을 끊임없이 만나는데, 종교적인 사람들에게는 그걸로 모든게 해결된다. 이에 반해 과학은 증거와 근거와 실험 가능한 발언들을 요구한다. 실재에 대한 이 두 가지 접근법은 전적으로 양립 불가능하고, 절대적으로 상반되며, 그중 하나의 연원은 오로지 희망적인 사고밖에 없다. - P205
저마다 자신은 옳고 다른 사람은 모두 틀렸다고 나처럼 확고부동하게 믿는 사람들이 이런 양립 불가능한 신앙을 지킨다는 것도 알았다. 또,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나 신앙이 없는 사람들을 보기만 하면 끝없이 전도하려 들었던 내가 얼마나 짜증나는 사람이었는지도 알았다. 그런 태도는 자신의 신앙이 유일하게 참된 종교이며, 다른 사람들도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개종해야 한다고 믿는 데서 나오는 논리적인 결과다. 마침내 신정론에 대해, 또는 악의 문제에 대해 (만일 신이 전지전능하고 만인에게 자애롭다면 왜 선한사람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가?) 생각하면 할수록 신은 무능하거나 악하다는 결론을 피할 수가 없었다. 아니면 그냥 신이 존재하지 않거나. - P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