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쓰다 1 - 흠영 선집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19
유만주 지음, 김하라 편역 / 돌베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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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만주, <흠영> 1780. 6. 15 일기

저택에 사치를 부리면 귀신이 엿보고,
먹고 마시는 데 사치를 부리면
신체에 해를 끼치며,
그릇이나 의복에 사치를 부리면
고아한 품위를 망가 뜨린다.
오로지 문방도구에 사치를 부리는 것만은
호사를 부릴수록 고아하다.
귀신도 너그러이 눈감아줄 일이요,
신체도 편안하고 깨끗하다.

웹서핑을 하다 발견한 저 필사문구를 보고 흥미가 돋아 읽어본
흠영 유만주의 일기는 의외로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흔히 우리가 아는 위인들은 과거 시험에 장원으로 급제한 위인들이라 그 어려움이 쉽게 체감이 되지는 않는 느낌이었는데 저자가 거자라는 수험생 신분으로 과거시험에 관한 소회를 쓰는 부분은 마치 재수~장수생의 고뇌가 느껴졌다.

그 와중에 어린 자식을 전염병으로 잃고 그 절절한 슬픔을 쓴 부분도 안타까웠다.

인용한 날짜의 일기는 선집이라서 아쉽게도 수록이 되진 않았다.
그러나 1780년대의 한반도에서 살아간 한 사람의 사유와 기록을 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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