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철학적인 학문은 그 결실이 나오기까지 50년 정도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청년기의 은사님은 대부분 유명을 달리한다. 나 역시 저서를 은사의 영전에 올렸던 추억이 있다. 혹은 걱정만 끼쳐 드린 부모님에 대한 풍수지탄도 이와 매우 흡사한 심정일 것이다. 감사의 인사와함께 자기의 성공을 전하고 싶을 때 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에 안 계시다. 이러한 뜻으로 서양에서는 생활 속에서 이 구절이 자주 인용된다.
『신곡』 줄거리와는 전혀 다른 문맥에서도 누구나 이와 비슷한 체험을하기 때문일 것이다. 원문 시는 다음과 같다.
Ma Virgilio n‘avea lasciati scemiDisè;
Virgilio, dolcissimo patre;
Virgilio, a cui per mia salute die‘mi;
그러나 베르질리오는 이미 없었다
더없이 자애로운 아버지 베르질리오
베르질리오여 내 구원의 지팡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