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신의 가장 은밀한 꿈속에서 자신에게 빈틈을 하나 만들어 내고, 그 일을 일찍 마친 후로는 자신에게 찾아와서 그 빈틈을 (그것도 정확하게, 즉 모든 절개와 만곡과 공동과 평면을) 채워 줄 누군가를 기다린다고 말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중 하나가 그 빈틈을 덮어 주고, 또 하나가 빈틈속에서 덜걱거리고 돌아다니며, 또 하나는 워낙 안개에 에워싸인 나머지 우리는 과연 그녀가 거기 맞는지 안 맞는지를 매우 오랫동안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 각각은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충격을 가한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나타나서 무척이나 조용하게 그 빈틈으로 들어가버린다. 우리는 미처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도 모르게 마련이며,
워낙 잘 맞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게 마련이다. 바로 그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