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너무나 사적인 - 김미진 여행스케치
김미진 지음 / 열림원 / 1998년 9월
평점 :
절판


몇년전 '우리는 호텔 켈리포니아로 간다'라는 소설로 처음 접했던 '김미진'이라는 작가. 소설에 대한 느낌은 매우 드라이하고 하드보일드하다고 느꼈었는데...하지만 '사적인 너무나 사적인'은 소설과는 180도 다른 김미진의 남다른 상상력과 장난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검은 표지의 이 책 속에 그는 한달여간의 유럽여행 이야기를 귀퉁이가 다 낡아 너덜너덜해진 스케치북의 그림들과 함께 빼곡히 담았다. 시커먼 표지에 압도되어 숨을 멎는 듯한 느낌을 가졌던 것도 잠시... 작가가 여행을 다니는 내내 스케치북을 벗삼아 여행 도중 느꼈던 감정들을 꾹꾹 눌러담은 것들이 경쾌하고 빠른 스타카토 음정처럼 시원스럽게 전해져 온다.

글과 그림이라는 일견 배타적으로 보이는 두 세계를 신비하고도 묘하게도 조화를 이루며 한 세계를 완성시켰다. 깔끔한 필체와 그에 어울린 시원시원한 그림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과 정취를 -비록 육안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마음의 눈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중간중간 지은이가 모아온 미술관이나 콘서트 입장권이라든가 버스 티켓 등등이 삽입되어져 있어 자잘한 재미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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