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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 ㅣ 시인수첩 시인선 80
이어진 지음 / 여우난골 / 2023년 11월
평점 :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헷갈렸다.
호수에서는 사과가 자라고 가 아닌가? 생각하다가 보니 <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였다.
제목부터가 뭔가 끌림이 있어서 읽어 봤더니, 그냥 편하고 부족한 시를 쓰는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좀 힘들었고, 몇 번을 읽다가 다시 올라가서 차근차근 읽어 내려와야 하는 그런 시였다.
약간 미로 속을 헤매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어쩜 그렇게 사과 한 개에도 끝이 없는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이어진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문학박사) 2015년 <시인 동네)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 연구서로 <1980년대 한국 현대사의 멜랑콜리의 정치성 연구>가 있다.
시를 쉽고 간단하게 쓰고 있는 나로서는 한번 읽어서 바로 이해되는 쉬운 시는 아니고 책을 펴놓고 글씨를 베껴 쓰기 위해서 습자지를 올려놓고 글씨를 베껴 쓰는 연습을 하듯, 시를 읽으면서 하나하나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작가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 처음부터 읽어 내려가고 또 최대한 집중해서 읽어야 이해되는 시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좀 어렵고 깊이가 있다고 해야 하나?
생각이 깊으니 그 속에서 끄집어 낼 이야기도 많고 표현도 역시 남다르시고, 어떻게 이런 감성이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물론 시는 쓰는 사람들마다 느낌과 표현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이런 표현을 쓰고 사과 한 개에서도 이렇게 많은 시간이 담겨있고,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지 너무 놀랍다.

표현은 감히 흉내 낼 수 없을 것 같고, 자세히 읽어 보니 목련의 피어나고 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
이 세상에 두 번 태어난다고 해도 쓰기 힘든 시인데 지은이의 생각이 너무 감동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느낌과 생각을 표현해서 쓴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깊이 있고 다른 기교의 시를 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시 하나에도 여러 가지 표현과 마음 그리고 심리적인 표현이 있어 다른 사람들이 감히 흉내 내기 힘들 것 같아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한 번 정도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사과나무에서는 호수가 자라고>에서는 다른 시집에서 볼 수 없었던 표현과 뭔가 계속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심리적인 표현이 너무 좋았다.
최근 읽은 시집과는 다른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 쉽게 만날 수 없는 시집이라는 의미 있게 읽었다.
그래서 2023 우수 콘텐츠 선정작으로 뽑힌 것 같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생각으로 솔직하게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