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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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높고 푸른 사다리>의 주인공 요한은 수도 생활을 하기위해 베네딕도 수도원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수도원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앞에 아빠스님의 조카인 소희가 나타난다. 그녀는 논문 작성을 위해 수도원의 수도사들을 인터뷰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요한과 소희는 조금 더 친밀해진다. 소희를 처음 본 순간부터 눈길이 계속 갔지만 애써 잊으려 노력했던 요한은 결국 그의 마음이 소희로 가득 차게 된다. 요한은 신에게 바치는 사랑과 이성과의 사랑에서 고뇌하게 되고, 소희 역시도 신에게 일생을 바치기 위해 수도 생활을 시작한 요한을 자신이 뺏어오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신이 그에게 벌을 준 것인지, 그의 소중한 수도사 친구들인 미카엘과 안젤로를 앗아갔고, 소희도 결국 그를 떠나게 된다. 비참하게 남겨진 그는 자신을 매우 원망하고 고통스러워하면서 성장해 나가게 된다.

수도원이라는 배경이 단순히 배경일 뿐이 아니라 소설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독교 사상을 공부하고 있는 나는 등장인물들의 사랑뿐 만 아니라 종교적인 부분까지도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요한과 소희의 사랑 외 에도 요한과 안젤로, 미카엘 세 사람이 관련된 에피소드들도 매우 크게 다가왔다. 미카엘이 현대 교회 조직에 대해 털어놓는 불만이나 소희가 요한을 인터뷰하는 장면에서 수사에 대해 가지는 편견 같은 것을 이야기 할 때도 매우 흥미로웠다. 수도원이라는 정적인 배경에서 정적이지만은 않은 사건들 하나하나가 소설에 더 빠져들게 해주었다. 소설의 분위기와 요한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것 또한 이 소설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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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1
막스 뮐러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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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은 총 9개의 회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3번째의 회상까지는 주인공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이 나타난다. 나와 타인, 내 것과 남의 것을 막 구분하려 할쯤 만난 마리아는 주인공에게 처음으로 나와 타인을 구분하지 않고 영혼으로써 다가갈 수 있었던 존재였다. 고향을 떠나 살다가 성인이 되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주인공은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마리아의 초대를 받고 그녀를 찾아간다.

어린 시절부터 병을 앓아 매일 방에서만 지낼 수 밖 에 없었던 그녀는 오랜만에 만난 주인공을 매우 반갑게 맞이 해준다. 주인공과 그녀는 종교, 철학, 예술 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게 되고 더 없는 친구사이가 된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의 주치의가 마리아를 더 이상 만나지 말라고 당부하고 그녀는 시골 어디로 인가로 떠난다. 주인공은 그녀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방황을 하게 되지만 끝내 그녀를 찾아가서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는 그의 사랑 고백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낸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녀의 마음을 돌려놓고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리고 마리아는 그날 생을 마감하게 된다.

<독일인의 사랑>에는 3인의 사랑 방식을 볼 수 있었다. 우선 첫 번째로 주인공의 사랑은 순수하면서 열정적인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포기를 하다가도 끝내 자신의 마음을 쫓아간다. 두 번째 마리아의 사랑은 잔잔하고 평화로운 사랑이다. 그녀는 자신이 오랜 기간 동안 병을 앓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것조차 모두 신의 섭리이며 자신은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주치의도, 주인공도 모두 그저 잔잔하고 평화롭게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마지막에 주인공과 서로 사랑을 확인 할 때도 신에게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것을 용서해달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노의사의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바라보는 사랑이다. 마리아의 엄마를 좋아했던 노의사는 마리아의 엄마가 죽고 마리아를 최선을 다해서 치료해주는 것만이 그의 삶의 이유였다.

등장인물 3명의 사랑방식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것이 잘못된 방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사람들에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모두 다 다른 대답이 나올 것이다. 사랑에 대한 정의는 사람들마다 다르다. <독일인의 사랑>에서도 등장인물들은 다 각자 그들의 나름대로의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 끝은 비극같이 보이지만, 죽기 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주인공과 마리아도,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의 옆을 지킨 노의사도 모두 그들만의 사랑방식으로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었다.

<독일인의 사랑>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 현대인의 사랑의 모습과는 다른 느낌의 사랑의 모습이었다. 현대인의 사랑의 모습은 가벼운 만남, 필요에 의한 만남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그러한 사랑방식이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독일인의 사랑>에서는 한 사람이 ‘사랑’으로 인해 성장을 하고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사랑’을 보여주는지, 그 모습은 마치 숭고하면서도 매우 아름다웠다. 나도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현대인의 사랑의 모습과 비교하며 조금 반성하게 되었고 우리의 사랑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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