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 - 함께여서 행복했던 내 아이의 어린 시절
조혜연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권.

모든 사람은 누릴 수 없는 특권.

그러나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도 있다.

'아직 어리니까' 라는 특권.

내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누렸던 이 특권을

시간이 빼앗아간 것을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깨달았다.

'넌 이제 중학생이니 어린이가 아니야. 어린이날 선물은 없어.'

내가 누릴 수 있는 특권들이 시간이 갈수록 멀어짐에 14살 나는 너무 슬폈다.

그 후, 대학생 때 잠깐 누린 특권 이래로, 내가 가진 특권은 없었다.

그저 사회적 약속에 따라, 남이 나를 보는 잣대, 나이가 주는 억압에 맞춰 살았다.

재미없게...

그 후 내가 잊고있던 특권을 내 딸을 통해 누리게 되었다.

'아기가 가진 특권'을 엄마도 누리게 된 것이다.

아기가 13개월 때 캐나다에 계신 형님네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입국심사에서도 따로 봐주고, 비행기 탈 때도 비즈니스석으로 입장하고, 유모차만 끌고다니면 모든 사람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양 옆으로 비켜주고..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아기 최우선'의 법칙이 캐나다나 미국에서는 통용되는 듯 했다 ㅎㅎ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의 저자 역시 아이들을 통해 특권을 누린 경우였다.

저자는 일본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일본에서 1년 6개월을 살았다.

그동안 일본어도 많이 늘었지만, 무엇보다 소중하게 얻은 것은 엄청난 추억들과 친구들과 감동이다.

이러한 결과는 모두 저자의 두 아들 덕분에, 두 아이가 속해있던 '와세다 유치원'을 통해 얻은 특권이라고 생각이 되어졌다.

나 역시 대학생 때 일본에 1년동안 살며 일본어를 배운 경험이 있다.

물론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사귀고 나 역시 많은 추억을 쌓았지만, 저자가 얻은 감동과 소중한 추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비해보였다.

저자는 '와세다 유치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두 아이의 엄마라는 특권으로 실제로 일본 유치원 생활을 1년간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누군가 내게 일본에서의 1년 6개월 동안 가장 잊지 못할 기억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이라고 말할 거이다. 그리고 누군가 일본에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그때도 나는 역시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이었다고 답할 것이다. 또 누군가가 내가 그럼 일본에서 가장 유익했던 기억은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그 역시도 나는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아이의 엄마'라는 특권은 아이를 통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다른 아이의 엄마와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 육아의 동지애(?) 같은 것도 공유할 수 있는데, 저자는 외국인으로써 일본어 한마디 못했던 상황에서 1년간의 유치원 아이들의 부모들의 모임과 축제나 행사를 도움으로써 일본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였다.

물론 저자의 두 아이들에게도 평생 잊지못할 일본 유치원에서의 1년이었겠지만, 저자에게도 아이들의 만 5세 시간들을 가까이에서 함께 한, 잊지못할 평생의 선물이 된 것같은 따뜻한 책이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와 같은 글귀가 있었다.

'인생이라는 이 소중한 여행길, 이 길을 너희와 함께 할 수 있어 엄마와 아빠는 정말 행복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늘 마냥 행복한 일만은 아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고 가끔은 내 인생이 과연 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아이를 위한 것인지 하는 마음에 한숨 쉬게 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가끔 만나게 되는 이런 잊지 못할 특별한 순간들, 그리고 그로 인해 눈뜰 수 있었던 전에는 몰랐던 또 다른 세상들 덕에 어쩌면 나의 인생이 오히려 이전보다 조금 더 풍요로워지고 또 조금 더 깊이 있어진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자의 이 말에 100% 공감한다.

이 책을 읽고나니, 우리 아이도 학교 들어가기 전에 다른 나라에서 유치원 생활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아이 특유의 친화력으로 금방 다른언어를 배울 수 있고, 문화를 접할 수 있으니..

그러나 현재는 코로나라는 상황으로,, 모든 걸 접고 현실에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이란 책을 통해 배운 일본 유치원 생활을 나름대로 딸에게 적용시켜

자연에서 흠뻑 취해 놀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