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엔 글이 없다. 검정, 파랑, 흰 색을 사용해 소녀, 파도, 엄마, 갈매기로 시원하고 평화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올 여름은 유난히 후덥지근하고 습한 듯하다. 코로나로 2년 넘게 고생중인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세계적 경제위기로 우울하고 힘빠지고 축 늘어지는 여름이다. 이런 시기에 멀리 시원한 바닷가에 가기 힘들다면 이수지 작가의 '파도야 놀자'를 펼쳐보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내가 파도와 어우러진 아이가 되어 상쾌함에 흠뻑 취해보는 거다. 옛사람들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순간을 물아일체라고 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는 진실로 물아일체를 경험하지 않았을까? 이 책이 올 여름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 순간이나마 위로와 힐링을 선물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