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이 울적하다가도, 친구들 농담에 웃고, 마음 한켠의 허전함을 간직한 채, 그러다 배가 고파서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 나 자신이 우스웠다. 지독히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애매한 기분에 시달렸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그런데 왜 우리처럼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죽어야 해? 이건 정말 이상하잖아. 말도 안 돼. 여보, 열심히 살아보자. 우리도 앞으로 그이들 못지않게 대충대충, 속 편하게, 뻔뻔스럽게 살아보자."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아내의 힘찬 목소리였다. "응, 나도 동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