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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홍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시점에서 자유론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책의 4,5장 보다는 2,3장이 훨씬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150년 전의 어떤 사건에 대해 이런저런 분석을 하고 있는 4,5장도 결코 무의미하다 볼 순 없겠지만
세월과 상관없이 현대에도 의미를 갖는 자유와 개성의 가치, 다양성에 대한 찬양, 인간에대한 깊이있는 통찰에서 나온 인간성 자체에 대한 밀의 시각을 볼 수 있는 2,3장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밀의 자유론을 단지 정치적인 테두리 안에서만 해석하려 하는것은 이 글의 생기와 진정한 의미를 일부 잘라내는 해석이라고 본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무시하는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꼭 자유론을 이런식으로 해석해야만 한다는건 단지 내 의견일 뿐이니 정치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 해석하는 방식이 틀렸다고 할수는 없다. 또는 특정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그렇게 해석했다고 할 수도 있다.
내가 문제 삼는것은 그 특정 의도라는 것이다.
해설을 읽으며 해설이 순전히 학문적인 해설이라기보단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해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지지해주는 도구로서 이 책을 해석한 것 같았다. 이 책과 별개로 '자유론 해설' 이라는 책을 따로 냈다면 거기서 무슨말을 하든 내가 비판할 바는 아니지만 번역본에 담기는 해설이라는 점에서 과연 그런 시각이 적절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은근히 자기 방식으로 해석할것을 유도하는 해설들이 번역본에 담길 경우 결코 학문적인 풍토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거기다 그 해석이란것도 그리 설득력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자유론의 특정 부분을 해석하여 그것에 맞는 자기의 주장을 제시하는 정도였더라도 최대한 양보하여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의 의견과 합치하는 인용을 하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이 우선이고 도리어 인용문을 자기의 주장에 맞춘다는 느낌이다. 주황색 분홍색 자주색등 미묘한 색깔의 차이를 모두 무시하고 한가지 색깔로 칠하려는 인상이 강하다.
몇 번이나 국가 보안법이라는 단어를 봤는지 기억도 안난다. 실제 정치에서 당파나누기는 이제 지쳐서 더 기대도 안하지만 고전번역에서 까지 볼 줄은 몰랐다. 번역자체는 만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