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유의 걷기 - 몸과 마음을 살리는 걷기는 따로 있다
애너벨 스트리츠 지음, 김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12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걷기는 늘 나에게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깊은 치유’였다. 병원 진료처럼 특별한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운동복을 챙기지 않아도 되고,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저 습관처럼, 혹은 일상의 루틴처럼 걸을 뿐, 왜 걷기가 내 몸과 마음을 이렇게 달래주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던 중 『치유의 걷기』를 만나게 되었고, 내가 경험해온 변화가 결코 ‘기분 탓’이나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한 건강 에세이가 아니라, 걷기의 치유 효과를 장소별로 해부하여 내 몸이 무엇을 느끼고 있었는지 설명해주는 ‘해설서’였다.
실제로 나는 우울한 날엔 집 근처 숲길을 걸으며 마음이 잔잔해지는 경험을 많이 했다. 생각이 복잡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도 숲을 걷고 나면 머리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곤 했다. 그런데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숲속의 피톤치드와 자연광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실제로 몸의 긴장을 풀어준다는 것이다.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생리적 반응이었다는 점이 신기했다. 바닷가를 걸으며 왜 그렇게 생각이 맑아지는지, 왜 발걸음이 가벼워지는지 역시 ‘인지 기능 향상’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특히 책에서 가장 공감한 부분은 걷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를 걷느냐’라는 메시지다. 나도 평지보다 산책로가, 차도 옆보다는 공원길이 훨씬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차이가 몸의 기능과 정신 안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는 미처 몰랐다. 저자는 도시공원, 강변, 숲, 호수, 해변, 언덕 등 20여 개의 장소를 구체적으로 나눠 각 지형이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설명한다. ‘그냥 걷기’에서 ‘똑똑한 걷기’로 전환되는 지점이었다.
책 속의 실용적인 팁 또한 정말 유용했다. 장소별로 어느 시간대에 걷는 게 좋은지, 어떤 마음가짐이 효과를 높이는지, 어떤 속도와 호흡이 적당한지 등에 대한 조언은 지금도 내 일상에 적용하고 있다. 덕분에 예전에는 단순히 기분 전환을 위해 걸었다면, 지금은 내 컨디션에 맞춘 ‘처방 걷기’를 하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가 심한 날에는 숲길 걷기를,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는 강변을, 몸이 무겁고 늘어질 때는 햇빛이 잘 드는 평지를 걷는 식이다. 이런 선택만으로도 하루가 훨씬 수월해졌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 책이 운동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이다. 뛰지 않아도 되고,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되고, 체력이 약해도 할 수 있는 것이 걷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기가 주는 효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깊다는 것을 이 책은 과학적 근거와 풍부한 사례로 확신시켜준다. “걷기 정도는 누구나 하잖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책을 읽는 순간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실제 경험에서 오는 느낌을 과학이 뒷받침할 때 얻는 안정감이 있다. 나는 내 몸이 말해온 신호들을 이 책을 통해 ‘해석’하게 되었고, 그래서 앞으로도 평생 걷기를 이어가야겠다는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치유의 걷기』는 건강과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데려가고 싶은 모든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안내서다. 걷기의 힘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더욱 깊이 공감할 것이고, 아직 걷기의 진가를 모른다면 이 책이 그 첫 문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