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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을 샀다 - 장선환 그림책
장선환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7월
평점 :

[서평]《수박을 샀다》아이의 눈으로 마주하는 찬란한 여름날의 도전..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작은 일에도 "내가 할 수 있어요!"라며 스스로 해내고 싶어 하는 강한 독립심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림책 《수박을 샀다》는 바로 그 아이들의 순수하고도 당찬 마음을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로 고스란히 옮겨놓은 작품입니다. 방바닥에 배를 깔고 그림을 그리던 동하는 엄마가 시장에 간다는 말에 벌떡 일어나 따라나섭니다. 오늘은 아빠의 생일이기에, 다른 날은 몰라도 꼭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가야만 했습니다.전철을 타고 도착한 시장은 갖가지 물건과 냄새로 가득 차 아이에게는 온통 거대한 축제처럼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줄줄 흐르는 땀과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다리는 아이에게 만만치 않은 시련입니다. 바로 그때, 동하의 눈에 산처럼 쌓인 초록빛 수박이 들어옵니다. 수박 장수가 툭툭 두드려 보여주는 맑은 소리와 붉은 속살의 향기에 매료된 동하는 오늘 기어코 이 수박을 사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내가 들고 갈게. 내가 할 수 있어!"라며 엄마의 만류에도 당차게 수박을 품에 안는 동하의 모습은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무모하지만 아름다운 첫 번째 도전을 떠올리게 합니다.자기 몸만 한 수박을 끈으로 묶어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험난합니다. 둑길을 걸으며 팔이 당기고 다리가 무거워질수록 '그냥 안 살 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스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아이가 스스로 한 뼘 더 자라나는 소중한 성장의 시간이 됩니다. 꼭 수박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삶에서 누구나 무모해 보이지만 뜻깊은 도전을 마주하곤 합니다. 성공과 실패의 결과를 떠나, 그 치열했던 과정 자체가 하루의 의미를 채워준다는 것을 책은 묵묵히 보여줍니다.이 책의 매력은 오일파스텔과 수채화가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정겨운 풍경에 있습니다. 파란 버스와 초록 택시, 옛 시장의 풍경과 빨랫줄의 비누 향기 같은 묘사들은 어른들에게는 그리운 시절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부모 세대의 따뜻한 풍경을 전해줍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었던 기억을 나누고, 다가올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기에 더없이 좋은 훌륭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