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을 생각할 때 나는 바나나를 깐다
이용준 지음 / 크루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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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존 레논을 생각할 때 나는 바나나를 깐다》귓가에 맴도는 선율, 잊힌 계절과 청춘의 기억을 재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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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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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려온 음악 한 소절에 발걸음을 멈추고 아득한 과거의 한 장면으로 빠져드는 순간이 있다. 《존 레논을 생각할 때 나는 바나나를 깐다》는 단순한 음악 소개서나 평가서가 아니다. 이 책은 일상의 찰나와 밴드 음악의 강렬한 선율이 얽혀 만든, 가장 사적이고도 보편적인 기억의 기록물이다.
이 책은 딥 퍼플, 폴 매카트니, 너바나, 오아시스, 라디오헤드 등 전설적인 거장부터 저자만의 숨은 보석 같은 명곡까지 총 80개의 트랙으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거창한 음악 이론을 끌어오는 대신, 튀김우동을 먹다 마주친 딥 퍼플의 거친 기타 리프, 식빵이 튀어 오르는 아침의 부엌에서 들려오던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 비 오는 밤 창가 소파에서 들었던 마일스 데이비스의 트럼펫 소리처럼 지극히 평범하고 감각적인 일상 속에서 음악을 불러낸다.
특히 눈길을 끌는 것은 소음과 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저자의 섬세한 시선이다. 밥솥에서 내뿜는 증기 소리, 도마 위에서 서걱거리는 칼질 소리 등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생활 소음마저 하나의 리듬과 텍스처로 바라보게 만드는 다정한 문장들은 독자의 귀를 새롭게 열어준다.
책장을 넘길수록 이 책은 저자 개인의 추억을 넘어, 독자 자신의 삶 속에 깃들어 있던 옛 노래와 잊고 지낸 감정들을 일깨운다. 수업 시간 책상 밑으로 숨겨 들었던 테이프의 서늘함, 낡은 워크맨의 버튼을 누를 때 느껴지던 잠깐의 정적, 약속이 취소되어 신촌 거리를 헤매던 어느 쓸쓸한 오후의 템포까지. 저자가 제시하는 다정한 문장의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역시 귓가의 무선 이어폰을 잠시 내리고 삶이라는 무대 위에 흐르는 자신만의 배경음악을 음미하게 된다.

삭막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가슴 깊은 곳의 록 스피릿과 잊고 있던 청춘의 낭만을 다시 켜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더없이 완벽하고 따뜻한 타임머신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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