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 다이빙 ㅣ 푸르메 아이들 1
이영미 지음, 양양 그림 / 샘터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
눈부신 조명 아래서 춤추던 9인조 아이돌 그룹 ‘유니버스’의 멤버 오태리. 데뷔를 앞두고 마주한 청천벽력 같은 무대 사고는 소년의 다리와 꿈을 한순간에 앗아갔습니다. 한쪽 다리를 잃고 휠체어에 의지하게 된 태리의 삶은 마치 궤도에서 이탈해 버린 명왕성처럼 지독한 고독과 정체 상태에 빠져듭니다. 땅 위에서의 삶이 0.25배속의 느린 마라톤처럼 불편함과 장벽으로 가득 차 갈 때쯤, 태리는 운명처럼 바다 다이빙 팀 ‘용자쓰’를 만나게 됩니다.
《휠체어 타고 다이빙》은 갑작스러운 장애로 세상이 멈춰버린 소년이 휠체어와 함께 깊은 바다로 뛰어드는 눈부신 해방기를 담은 장애인식개선 동화입니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장애를 단순히 동정과 극복의 서사로 풀어내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지상에서는 통제의 제약이자 벽이었던 휠체어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중력의 무게를 벗겨내고 마음껏 유영하게 만드는 찬란한 ‘날개’로 변모합니다. 바다라는 더 넓은 우주 속에서 태리는 타인의 매서운 평가나 시선 의식 없이, 오직 자신만을 위한 진심 어린 미소를 되찾고 "물속에서 다시 춤출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
또한, 작품은 나 홀로 빛나고 싶어 했던 아이돌 연습생 태리가 바닷속에서 서로의 숨을 지켜주는 ‘버디’ 예리와 교감하며 연대의 가치를 깨닫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냅니다. 누군가의 의사를 묻지 않고 휠체어 손잡이를 잡는 편견 어린 시선에서 벗어나, 장애인 역시 자신의 신체를 온전히 스스로 통제하며 주체적인 행복과 존엄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담백하게 일깨워 줍니다.
"나는 이제 고여 있지 않고 흐를 거야."라는 태리의 다짐은 비단 장애인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실패와 좌절로 삶이 고여 있다고 느끼는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정해진 속도와 방향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궤도를 찾아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는 따뜻하고도 강인한 동화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