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은색 오즈
남유하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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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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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저마다 말 못 할 마음의 그늘을 품고 있다. 교사의 눈에 그저 ‘반항’이나 ‘문제 행동’으로 보이는 태도 이면에는, 급격한 환경 변화와 상실감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처절한 방어기제가 작동하곤 한다. 남유하 작가의 장편소설 『나의 은색 오즈』는 바로 그 시절, 어른들의 일방적인 결정 앞에 상처받고 엇나가는 열다섯 소녀 로희의 내면을 현직 교사의 시선에서도 깊이 몰입하게 만드는 웰메이드 청소년 문학이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성급한 재혼은 로희에게 세상 전체가 무너지는 듯한 혼란을 안긴다. 분노라는 두꺼운 색안경을 쓴 채 아빠를 '살인자'라 부르며 뛰쳐나간 최악의 생일날, 로희는 타인의 마음속을 걸을 수 있는 마법의 ‘은색 운동화’를 얻게 된다. 아빠와 새엄마의 무의식 속 ‘감정의 옥수수밭’과 ‘죄책감의 늪’을 헤매며, 로희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어른들의 묵직한 슬픔과 자신을 향한 사랑의 진실을 목도한다. 고전 속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상처를 치유하는 입체적 안내자로 변모하는 과정은 교실 속 상담 장면을 연상형태로 서사적 쾌감을 준다.

이 책이 교사로서 특히 뭉클하게 다가오는 지점은 로희가 마법에 의존하길 멈추고, 스스로 운동화를 벗어 던진 채 자신의 발로 현실을 걷기 시작하는 결말이다. 진정한 성장은 타인의 마음을 억지로 들여다보는 치트키가 아니라, 오해를 걷어내고 상대를 온전히 이해하려는 주체적인 용기에서 시작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상처를 딛고 다른 이의 아픔을 치유하는 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품은 로희의 뒷모습에서, 우리는 교실 안 모든 '로희'들이 가진 회복탄력성의 힘을 믿게 된다. 마음의 문을 닫아걸어 소통이 어려운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싶은 모든 교육자와 부모에게 이 따뜻한 은빛 안내서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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