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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와 블루
마테오 부솔라 지음, 이현경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26년 6월
평점 :

[서평]《비올라와 블루》 상자 밖으로 걸어 나온 보랏빛 당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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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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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수많은 ‘보이지 않는 상자’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여자아이는 분홍색, 남자아이는 파란색”, “남자는 울면 안 되고,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 같은 사회적 통념과 고정관념이 바로 그것이다. 의심 없이 받아들여 온 이 견고한 울타리를 향해, 여덟 살 소녀 비올라는 맑고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꽃들은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데, 왜 우리는 정해진 색으로 살아야 할까요?”
이탈리아의 국민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마테오 부솔라의 《비올라와 블루》는 파란색을 좋아하고 축구와 킥보드를 즐기는 소녀 비올라가 화가인 아빠와 나누는 다정한 대화를 통해 세상의 편견을 깨부수는 과정을 담은 아름다운 의식 성장 동화다. 주변의 시선에 흔들리는 비올라에게 아빠는 강요된 기준들이 실은 우리의 시야를 가두는 감옥일 수 있음을 짚어준다. 나아가 과거에는 오히려 분홍색이 남성의 색이었고 파란색이 여성의 색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들려주며, 성별에 따른 구분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닌 시대적 관습에 불과함을 다정하게 일깨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성 고정관념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정원의 용담 꽃, 역사 속 마녀의 진실, 분홍색 색칠책을 갖고 싶어 우는 소년 마르코의 이야기 등을 통해 지극히 문학적이고 섬세하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주인공의 이름 ‘비올라’가 분홍과 파랑이 섞여 완성되는 ‘보라색’을 뜻하듯, 작가는 우리 내면에 결코 한 가지 색깔만 존재하지 않음을 은유한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상자 밖으로 기꺼이 걸어 나와 “상자 밖에 있는 게 훨씬 멋지니까요”라고 미소 짓는 비올라의 모습은 독자에게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매일 교실이나 학원에서 아이들을 마주하는 교육자들에게도, 혹은 내 아이가 남들과 조금 달라 걱정하는 학부모들에게도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아이들을 어른들의 틀에 맞춰 '곧게 뻗은 나무'로만 키우려 하지 않았던가. 아빠의 말처럼 "여린 마음을 솔직하게 마주할 때 비로소 진짜 강해지는 것"이며, "조금 비뚤어지더라도 기꺼이 자신이 원하는 색으로 삶을 채워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아를 찾는 길이다.
《비올라와 블루》는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고정관념의 감옥에 갇혀 있던 모든 어른에게 자유로운 시선과 용기를 선물하는 다정한 위로형 지침서다. 꽃이 저마다의 빛깔로 피어날 때 가장 아름답듯, 우리 역시 저마다의 고유한 색으로 빛날 자격이 있음을 이 책은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