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가 사라진 날 - 생각과 말을 되찾기 위한 여정 ㅣ 다산어린이문학
마달레나 발리오 타네트 지음, 김지우 옮김 / 다산어린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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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어가 사라진 날》단어를 잃은 아이들, 생각을 빼앗긴 교실을 구원할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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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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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대박", "개이득", "소름". 오늘날 초등학교 교실에서 가장 흔하게 들리는 말들입니다. 아이들은 기쁨, 슬픔, 분노, 감탄 등 복잡하고 미묘한 내면의 감정을 단 몇 개의 자극적인 줄임말과 신조어 속에 가두어 버리곤 합니다. 교실에서 매일 이 안타까운 광경을 목격하는 교사로서, 비트겐슈타인의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라는 명언은 늘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던 중 만난 동화 《단어가 사라진 날》은 어휘력 부족으로 인해 점차 사고의 한계에 부딪히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놀라운 판타지적 상상력으로 꿰뚫어 본 단비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이 책의 세계관은 매우 독창적이고도 냉혹합니다. 단어들이 날개를 달고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 묘사되며, 사람들은 필요한 단어를 돈을 주고 '구매'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돈이 없으면 기본적인 단어 몇 개로만 겨우 연명해야 하고, 새로운 단어를 몰래 배우면 '단어도둑'으로 몰려 잡혀갑니다. 마법사 오블리비오가 이토록 철저하게 단어를 통제하고 독점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단어를 잃으면 생각하는 힘을 잃고, 생각하는 힘을 잃으면 자신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부조리조차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교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풍부한 어휘를 다루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거나 세상의 불합리함에 질문을 던지는 힘이 약해집니다. 책 속에서 주인공 '림'과 '푼'이 금지된 단어인 '자유'와 '용기'를 만나며 세상의 벽을 깨부수어 나가는 모습에 가슴이 뜨거워진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단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시험 문제를 잘 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렌즈를 얻고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하는 '진정한 자유'의 과정임을 책은 웅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줄임말과 자극적인 미디어 언어에 갇혀 '멸종위기'에 처한 아름다운 단어들을 구출해 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책 속 흑백 삽화 속에 묘사된 반짝이는 털과 알록달록한 날개를 가진 단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는 아이들에게 '단어를 소유하고 싶다'는 건강한 욕망을 심어줍니다. 판타지 동화로서의 흡입력과 스릴 넘치는 모험 서사 덕분에 평소 독서를 멀리하던 고학년 아이들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몰입하여 읽어내려갈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독해'를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문해력'이 AI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책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잃어버린 단어는 무엇일까?', '말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삶은 어떨까?'라는 주제로 깊이 있는 온작품 읽기 수업이나 독서 토론을 진행하기에 완벽한 교재입니다. 아이들이 좁은 언어의 감옥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날개를 펼치기를 바라는 모든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님들께 이 책을 기쁜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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