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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의 세계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Future Publishing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9월
평점 :

[서평] 신비의 장막을 걷어내고 마주하는 지적 탐구, 『주술의 세계』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주술과 마법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 존재해 왔다. 우리는 흔히 ‘주술’이라고 하면 영화나 판타지 소설 속 어두운 방, 피의 제단, 사악한 미소를 짓는 마법사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에서 출간된 『주술의 세계』는 이러한 대중문화 속 자극적인 클리셰와 오해를 가볍게 부수며 시작한다. 책은 가뭄 끝에 비를 내려달라고 간절히 비는 기우제나, 어릴 적 누구나 외쳐보았던 “열려라 참깨” 같은 문장 또한 본질적으로 주술의 범주에 속한다고 말한다. 결국 주술이란 나약한 존재인 인간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자연과 초자연적 대상에 의탁해 온 오랜 역사이자, 간절한 염원을 담아 소원을 이루고자 했던 삶의 방식인 것이다.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주술을 단순한 흥미 위주의 가십거리나 미신으로 치부하지 않고, ‘역사’와 ‘이론’이라는 단단한 학문적·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점이다. 태고의 신앙부터 시작해 아타르바베다, 그리스 마법 파피루스, 에메랄드 태블릿 등 고대 문서와 전승을 촘촘히 짚어낸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흔히 이성과 주술을 대립 관계로 보지만, 과거의 자연 주술과 관측 점술이 현대 과학(천문학, 식물학 등)의 발달에 기초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우주선이 재활용되는 현대 과학 플랜트 시대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듯, 주술은 인류의 문화적 유전자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사대원소(땅, 대기, 불, 물)와 별, 달의 주기에 따른 주술 이론을 따라가다 보면, 이는 미신이라기보다 인류가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거대한 철학 체계임을 깨닫게 된다.이 책은 독자를 위한 시각적 배려가 돋보인다. 화려하고 컬러풀한 일러스트와 다양한 시각 자료, 도상들이 배치되어 있어 마치 잘 만들어진 잡지나 백과사전을 읽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넓은 레이아웃에 글과 관련된 그림이 동시에 배치되어 있어 교양 지식을 가볍고 즐겁게 쌓기에 안성맞춤이다. 책의 후반부인 ‘실천’ 파트에서는 독자가 직접 행운, 금전운, 연애, 건강, 가호를 빌 수 있는 구체적인 열두 가지 주술을 소개한다. 거창하고 위험한 제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허브, 양초, 돌, 그릇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간절한 확언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이 원하는 에너지를 끌어당기는 이 과정은 현대의 ‘끌어당김의 법칙’과도 일맥상통한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거나 창작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훌륭한 영감의 원천이, 일반 독자들에게는 신비롭고 유익한 인문학적 교양서가 되어줄 소장 가치 높은 한 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