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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나의 딸 연주 - 편지
김해나 지음 / 해나북스 / 2026년 5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도리어 서로에게 가장 무지한 존재가 바로 ‘가족’일지 모른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단단한 울타리 뒤에 가려져 있던 아버지의 빛바랜 꿈과 후회, 그리고 사춘기 시절 말없이 사라진 아버지를 향해 분노와 그리움을 동시에 키워내야 했던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0년이라는 긴 세월의 간극을 지나 다시 마주 선 부녀의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관계의 본질이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출판사 리뷰의 한 구절처럼, "우리는 부모의 젊음을 먹고 자란다." 자식은 부모가 기꺼이 내어준 청춘과 상흔 위를 디디고 서서 자라나지만, 그 희생을 당연한 권리처럼 여기곤 한다. 부모에게도 가슴 설레던 꿈이 있었고, 영원할 것 같던 젊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른이 되고서야 비로소 어렴풋이 깨닫는다. 부모로서의 무게가 얼마나 버거웠을지, 그 무거운 어깨를 지탱해 준 것이 결국 자식의 함박웃음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 모두 다 처음이다." 이 한 문장은 이 책이 가진 가장 따뜻한 위로이자 면죄부다. 누구나 부모가 되는 것도, 자식이 되는 것도 처음이기에 서툴 수밖에 없다. '부모는 이래야 한다', '자식은 이래야 한다'는 세상의 완벽한 기준과 원칙에 매몰되다 보면,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만다.
10년 만에 다시 만난 부녀가 "우리는 다시 화해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여정은, 단순히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는 과정을 넘어선다. 그것은 서로의 완벽하지 못함을 인정하고, 한 인간으로서의 서로를 온전히 바라보는 과정이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이들이 서툰 마음을 내려놓고, 서로의 위로가 되어 진정한 관계의 의미를 찾아가는 따뜻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