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위대한 몸 - 최신 의학이 밝혀낸 면역, 질병, 노화의 비밀 ㅣ 프린키피아 9
줄리아 엔더스 지음, 질 엔더스 그림, 배명자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우리는 몸을 마치 '부품의 집합'처럼 대하곤 합니다. 눈이 아프면 안과, 속이 쓰리면 내과를 찾으며 고장 난 부품을 수리하듯 증상만을 제거하는 데 급급합니다. 하지만 『이토록 위대한 장』으로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줄리아 엔더스는 11년 만의 신작 『이토록 위대한 몸』을 통해 전혀 다른 시선을 제안합니다. 우리 몸은 관리와 통제의 대상인 '기계'가 아니라, 쉼 없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경이로운 유기체'라는 사실입니다.

저자는 폐, 면역체계, 피부, 근육, 뇌가 각기 독립된 기관이 아니라 촘촘하게 연결된 하나의 네트워크임을 과학적이면서도 유쾌한 언어로 증명합니다. 가령, 알레르기를 단순히 '면역의 오작동'으로 치부하는 대신, 비만세포가 왜 그토록 겁을 먹었는지 그 타당한 이유를 추적합니다. 또한, 요가와 필라테스가 단순한 스트레칭을 넘어 '티틴'이라는 단백질 용수철을 어떻게 활성화하고 근력을 강화하는지 설명하는 대목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증상을 해석하는 태도'를 바꿔준다는 점입니다. 만성 피로나 통증, 불안을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절박한 신호로 읽어낼 때, 우리는 비로소 내 몸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6,500만 년 전 바이러스 감염 덕분에 인류가 태반을 형성하고 번성할 수 있었다는 통찰은, 우리 몸이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외부 세계와 소통하며 진화해 왔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이토록 위대한 몸』은 단순한 건강 상식 서적을 넘어선 '인체 사용 설명서'이자 철학적인 교양서입니다. 저자의 따뜻하면서도 명료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 하루도 묵묵히 숨 쉬고 버텨준 나의 장기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내 몸이 보내는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삶의 리듬을 주체적으로 회복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가장 다정하고도 강력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