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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꽃인데 나만 그걸 몰랐네 ㅣ 나태주의 인생 시집 2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니들북 / 2026년 2월
평점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어와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색채가 만난 『나도 꽃인데 나만 그걸 몰랐네』는 스스로를 '아직 피지 못한 꽃'이라 여기며 자책하는 이 시대의 모든 청춘에게 건네는 따뜻한 화해의 손길입니다. 인생 시집 3부작 중 두 번째 권인 이 책은 "너 자신을 알라"는 오래된 격언을 나태주 특유의 다정한 언어로 재해석하며, 진정한 사랑과 자존의 시작이 어디에 있는지를 짚어줍니다.
이 시집이 특별한 이유는 시와 그림이 서로의 결핍을 채우며 완벽한 위로의 공간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시인이 되었다"는 나태주의 고백과, 극심한 관절염의 고통 속에서도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며 행복을 그렸던 르누아르의 생애는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두 거장은 보잘것없는 풀꽃 같은 존재라도 세상을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커다란 자존의 근거가 됨을 시 구절과 화폭을 통해 증명해 보입니다. 타인을 향했던 시선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거쳐 결국 "나 또한 분명 꽃이었다"는 깨달음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뭉클한 해방감을 선사합니다.
엮은이 김예원은 청춘을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에 가두지 않습니다. 무언가에 열정을 쏟는 순간, 가족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시간 등 삶의 반짝이는 모든 찰나가 곧 청춘이라고 말하며 독자층을 확장합니다. 책 커버 뒤에 숨겨진 'Know Yourself'라는 메시지처럼, 타인의 기준에 맞추느라 정작 살피지 못했던 '나'라는 존재를 먼저 아끼고 보살피라는 시인의 당부는 막막한 현실을 견디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됩니다.
특히 시인이 직접 제안하는 '세 단계 독법'은 이 책을 즐기는 백미입니다. 그림과 시의 순서를 바꿔가며 읽는 과정은 단순한 독서를 넘어, 내면의 고통을 씻어내고 새로운 희망에 눈을 뜨는 일종의 치유 의식과도 같습니다. 불안과 막막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당신이 현재 '인생의 주인공'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인의 격려는, 오늘을 버티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축복입니다. 이 시집은 지친 일상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향기를 잊어버린 이들에게, 이미 당신 안에 피어 있는 꽃을 발견하게 해주는 눈부신 거울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