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불행사회
홍선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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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랫동안 일본의 침체를 건너방 불구경하듯 바라보았습니다. 일본이니까 저렇지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은 일종의 정신적 방어 기제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홍선기 저자의 최소불행사회는 그 안일한 담장을 가차 없이 허물어버립니다. 이 책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단순한 이웃 나라의 비극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우리에게 도착한 정해진 미래임을 데이터와 현장의 목소리로 증명해냅니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71차례나 일본의 도심과 소멸해가는 지방을 누비며 그들의 실패를 기록했습니다. 1989년 일본을 뒤흔든 1.57 쇼크가 2024년 한국의 0.7명대 재앙으로 변주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저자는 이것이 우연이 아닌 구조적 필연임을 역설합니다. 프리터가 긱워커로, 고독사가 일상이 된 무연사회가 초솔로사회로 이름만 바꾼 채 한국 사회에 연착륙하고 있다는 분석은 서늘할 정도로 예리합니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공포를 조장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최소불행사회는 정치적 표 계산 때문에 외면받았던 사회 구조적 혁신안 9가지와 거대 담론이 바뀌기 전 각자도생의 시대에 개인이 취해야 할 11가지 현실적 선택지를 함께 제시합니다. 이는 무지개 저편의 행복을 좇는 대신 발밑의 불행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으로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책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입에 발린 위로를 건네지 않습니다. 대신 어떻게 하면 덜 불행해질 것인가라는 차갑고도 지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일본이 지난 30년간 온몸으로 써 내려간 오답 노트를 앞에 두고 우리가 그 전철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답안을 써 내려갈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2026년 대한민국, 인구 절벽과 저성장의 늪 앞에서 길을 잃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가장 현실적인 생존 보고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일본의 실패를 한국의 미래로 만들지 않기 위한 마지막 기회, 그 해답의 실마리가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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