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넘어뜨린 나에게 - 차마 죽지 못해 써 내려간 인생 반성문
고현정 지음 / 에픽스토리미디어퍼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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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아름답던 그날, 나는 죽었습니다.” 이 문장을 마주하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삶의 무게가 턱 끝까지 차올라 숨이 가빴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이 책 <나를 넘어뜨린 나에게>는 화려한 성공 신화나 뻔한 위로를 건네지 않습니다. 대신, 가장 치열하고 처절했던 삶의 현장에서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버텼던 한 사람의 진솔한 ‘반성문’을 통해, 독자인 저의 해묵은 상처를 가만히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가장 공감이 갔던 대목은 저자가 스스로를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만 센 사람’이었다고 고백하는 지점이었습니다. 2006년 조연출 시절, 월급 30~50만 원이라는 가혹한 현실과 남성 중심의 거친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깨를 부풀리고 목소리를 높여야 했던 저자의 모습에서, 오늘날 각박한 세상을 살아내는 우리들의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남들에게 얕보이지 않으려 세웠던 그 뾰족한 ‘자존심’이 사실은 가장 나약한 ‘나’를 숨기기 위한 갑옷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저 또한 설명할 수 없는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를 통해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삶의 의지로 나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후회라는 족쇄를 부수는 중입니다’라는 대목에서는 과거의 실수에 발목 잡혀 오늘을 망치고 있던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못난 모습까지 마주하고 용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성장한다는 진리를 책장마다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을 통해 배웠습니다.

저자는 INTJ라는 성격 유형, 미혼의 삶,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물건에 대한 욕심까지도 숨기지 않고 드러냅니다. 이 솔직함이 오히려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을 줍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쫄지 말고 써 내려가다 보면 삶은 여전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풍경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저자의 응원은 제 마음속에 작은 ‘희망 일기’를 시작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스스로가 너무 밉거나 사는 게 버겁다고 느껴지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타인이 아닌 ‘나’와 화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이 반성문은, 역설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연애편지’처럼 읽힐 것입니다. 나를 넘어뜨렸던 나를 용서하고, 이제는 그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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