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의 이름 - 보태니컬 아트와 함께하는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산탄 에이지 그림, 명다인 옮김 / 니들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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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식탁에서 만나는 양파, 양배추, 토마토, 감자 같은 야채들은 너무도 익숙해서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일상적인 야채들을 전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일본의 식물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전문적인 감수와 산탄 에이지의 섬세한 보태니컬 아트가 더해져, 익숙한 채소들이 사실은 얼마나 독특하고 매력적인 ‘식물’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쉽게 사는 양배추도 꽃을 피운다는 사실, 우리가 먹는 양파의 부분이 과연 뿌리인지 줄기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 전 세계에서 우엉을 먹는 나라가 한국과 일본뿐이라는 흥미로운 사실은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식재료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특히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독자 스스로 야채와 교감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딸기가 사실 과일이 아니라 야채라는 분류학적 사실이나, 가지의 원산지에서 유래한 이름 eggplant의 비밀은 아이와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기에도 참 좋은 소재다. 또한 우리가 자주 먹는 감자나 연근의 꽃을 직접 본 적이 있는가 하는 질문은, 식탁 위의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였음을 깨닫게 해 준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반려식물, 플랜테리어, 텃밭 가꾸기 등 초록 식물이 주는 위로를 찾는다. 이 책은 그런 흐름 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굳이 화려한 정원을 가꾸지 않아도, 매일 먹는 식재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식물의 세계를 만나고 그 속에서 위안을 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보태니컬 아트로 표현된 식물의 꽃과 잎, 씨앗의 모습은 과학적 정확함과 예술적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작은 전시회를 감상하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온 점은 ‘익숙한 것 속에 숨어 있는 낯섦’이었다. 늘 곁에 있었기에 무심히 지나쳤던 야채들이 사실은 얼마나 복잡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를 알게 되자, 식탁에서 음식을 대하는 태도마저 달라졌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재료가 아니라, 생명과 자연의 흐름이 담긴 존재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야채를 다시 ‘식물’로 바라보게 하는 창이다. 식물학적 지식과 예술적 표현이 결합된 이 책은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학습 자료가, 어른들에게는 일상 속 작은 쉼표가 되어 준다. 매일 먹는 음식이 이렇게도 아름답고 흥미진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한 식탁 위 야채가 생명의 빛깔을 되찾는 순간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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