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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성 ㅣ 을유사상고전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평점 :
1권은 주체이자 능동적이며 자유로운 존재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여성의 본래적인 권리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 사실과 신화 텍스트의 나열이다. 이어 2권에서 수동적 객체가 될 것을 요구하는 그녀의 애로틱한 성향 및 사회적 압력 사이에서 오는 갈등을 비근한 사례[체험]를 들어 모색한다.
여자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본질로써 파악한다. 그런데 어떻게 스스로 비본질이 될 결심을 하게 될까? 만일 타자로서 밖에 자기 성취를 이룰 수 없다면, 어떻게 자기의 자아를 포기하게 되는 것일까? “필시 해방되려고 애쓰는 것 보다도 눈먼 노예 상태를 견뎌 내는 것이 한결 편(p379)” 했거나 “분리의 고통을 극복하기보다는 부정하는 편이 더 만족스럽고, 타인의 의식에 의해 화석화되기 보다는 전체의 한가운데에 잠기는 편이 더 완벽(p391)” 했거나!
자신이 바라는 것을 거부하면서 독립과 결별하고 복종해야하는 불안한 딜레마는 생애주기별 불확실성 틈에 맞닥뜨린다. 주체는 대립함으로써만 비로소 자신의 지위를 확보한다. 내재적 다른 모든 의식에 대한 근본적인 적대감은 자신을 본질로 확립하고, 타자를 비본질, 객체로 주장한다. 보부아르는 방대한 문학 사료들에 아무도 그 보편성을 부정할 수 없는 주어진 것들이 있고, 상황과 행위가 반복되는 모든 개개인의 사례 속에 불변하는 자유의 관념이 양태한다고 본다.
가치는 주어진 본질이 아니다. 기성의 원칙과 가치를 거부하고 판단하고 질문하며 훌륭히 발전시켜 이루어낸 결과다. 모든 인간 존재는 초월인 동시에 내재다. 여자는 종의 유지와 가정을 돌보는 일, 내재에 바쳐지고 있다. 나란히 여자는 남자 앞에 주체성이 부여된 객체로서 대항하며 타자로서 자기를 감당한다. 여자가 자신을 위해 자신에 의해 살게 될때, 그때 여자는 완전히 한 인간이 된다. 보부아르는 오직 노동만이 여자에게 구체적 자유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남자가 이에 동의함으로써 즉, 서로 주체로 인정하면서 상대에게 타자로 머물기를 자처하고 경제적 자립을 수반할때 비로소 인류의 반이 내포하고 있는 위선적인 체계가 사라지고 인류의 ‘구분’은[인간 남녀는] 자연적 차이를 넘어서는 우애를 갖게 될 것이라 본다.
보부아르는 실존주의 관점에서 사회, 정치, 신화, 문학 등 모든 분야에 놓이는 여성의 종속적인 상황을 역사, 사회학, 인류학, 생물학, 정신분석학을 관통해 과학적이고 총체적으로 사유한다. 여성성이나 모성, 사랑, 성차등에 대한 민낯은 부박하리 만큼 날카롭다. 방종이 허여되는 이중성은 공통 토양에서 뿌리 내리고 있다. 실존적 모색을 통해 주체로서 자각하고 진정한 자유의 가치에 이를 것을 보부아르는 촉구한다.
이 책은 프로이트, 아들러, 니체, 카프카, 프루스트를 아우르는 인간의 삶과 정신의 성서라 할만하다. 일독을 권한다.
“인간은 자기의 내쳐진 상태를 불안과 번민 속에서 경험한다. 자기의 자유와 주관성 속에서 도피해 전체의 한가운데서 자기 자신을 잊고 싶어 한다. 우주적이고 범신론적인 몽상의 근원과, 망각이나 잠, 무아의 경지나 죽음에 대한 욕망의 근원이 거기에 있다. 자기의 분리된 자아를 결코 없애 버릴 수 없다. 그래서 적어도 즉자(卽自) 존재의 견고함에 도달하기를, 사물로 굳어지기를 희구한다.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 하나의 존재로서 보이는 것은 특이하게도 타인의 시선에 의해 응결될 때다.” p. 390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