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부뉴엘 - 마지막 숨결 현대 예술의 거장
루이스 부뉴엘 지음, 이윤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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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면, 매일 주어지는 24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 루이스 부뉴엘은 "두 시간의 아주 활동적인 삶, 그리고 22시간의 꿈꾸는 삶을 달라. 물론 내가 이 꿈꾸는 삶을 기억한다는 조건으로 꿈은 자기를 어루만져 주는 기억에 의해서만 존재할 수 있으니까." 대답한다. 어떤 설명으로도 불가해한 꿈꾸는 기쁨과 그 꿈에 대한 광적인 사랑은 그가 지닌 강한 애착 중 하나이며 곧 초현실주의에 다가서게 된 이유다. 그의 처녀작 <안달루시아의 개>는 그가 꾼 꿈과 달리가 꾼 꿈이 만나면서 태어났다.

시골의 고요, 느리게 반복되는 리듬, 논란의 여지조차 없던 사회적 위계, 안전하고 감미로웠던 칼란다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부뉴엘은 마드리드 대학시절 툽상스런 아라곤 출신 그와 달리, 마드리드에 철학을 공부하러 왔지만, 문인의 삶을 살고 있는 세련된 안달루시아 출신인 로르카를 만나며 새로운 세계를 보게된다. 이후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와 더불어 살바도르 달리 앙드레 브르통과 교호하며 시, 문학, 회화만 아니라 예술의 새로운 표현 수단의 장, 영화 감독이 된다.

그의 반半자서전 책에서 그가 태어난 스페인 칼란다는 고립되고 정체된 계급간 차이가 명확한 수평적이고 정돈된 사회였다. 모든 분야에서 제1차 세계대전까지 중세 시대가 지속되었다. 공격적이고 당시의 혐오스럽게 보인 도덕과 기존 가치를 거부하고 열정, 신비화, 모욕, 사악한 조롱, 파멸의 호소등을 예찬하며 사회를 폭파하고 삶을 바꾸는 초현실주의의 목표와 출현이 어쩌면 우연이 아니었는지 모른다.

초현실주의는 일종의 호소였다. 자기도 모르게 본능적이고 비합리적인 표현 형식을 실행한다. 초현실주의자들은 스캔들을 주요 무기로 사용해서 자신들이 혐오하는 사회와 맞섰다. 이들은 사회적 불평등,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종교의 지배, 식민지를 갖고자 하는 야만적인 군국주의 등에 대항했다.

스페인 내전 당시 오래된 꿈이 실현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한 루이스 부뉴엘은 어떤 슬픔만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스페인 내전에서 스페인 민중은 본능적으로 성당과 대지주를 공격했으나, 파시스트 진영의 가장 부유하고 가장 교양있는 스페인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보다 더 관대했으며, 프랑코의 진영 쪽에 있던 더 발전된 문화와 유복함이 끔찍한 일을 줄일 수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일갈한다. 그러나 민중이 봉기한 스페인 내전 내내 루이스 부뉴엘은 파리에 살며 전시 상황을 지켜본 입장에서 드라이 마티니를 앞에두고 돈의 효능과 문화의 효능을 의심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비겁하고 무신론자로써 젠체하는 것 외에 성실함이 보이지 않는다.

"우연은 모든 것의 지배자다. 필연은 그다음에 올 뿐이다. 필연은 우연과 같은 순수성이 없다." 니힐리즘 몽상에 몸을 맡긴채, 역설적이게도 초현실주의는 관객의 비판적 지성을 약화시키고 관객에게 일종의 강요와 매혹을 발휘 한다. 예컨대 "초현실주의자들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으며 사자처럼 광채를 발하는 앙드레 브르통의 아름다움, 이보다 더 섬세한 루이 아라공의 아름다움, 그리고 엘뤼아르, 크르벨, 달리의 아름다움, 눈이 맑고 새와 같이 놀라운 얼굴을 가진 막스 에른스트, 피에르 위닉, 다른 모든 이들. 요컨대 넘치는 자신감과 타는 듯한 열정을 지닌 잊지 못할 모임이었다(p203)."
"초현실주의는 시적이고, 혁명적이고, 도덕적인 운동이다." 일관되게 환기하고 달리스럽다.
"전통에서 나오지 않은 모든 것은 표절이다." 에우헤니오 도르스 p. 126

부뉴엘은 가식도 없고 현학도 없이 너무도 편안하게 말하며 지성과 위트가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현학적인 태도와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용어를 증오한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불호한다. 호오를 분명히 하는 19장은 독특한 그의 마초 기질이 순전하다.

이 책은 루이스 부뉴엘이 좋아해 마지않는 술과 담배 같은 책이다. 나는 담배피는 사람, 바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고 그랬던 적도 없지만, 나는 때로 내가 아주 가깝다고 느끼는 고독을 실행하는 사람들을 흉내내는 것 조차 능력 밖이다. 모든 예술적 발견과 취향 및 사유의 세련화를 넘어서, 타협을 모르는 명확한 도덕적 엄격성이 그가 초현실주의의 심장부를 통과하면서 얻은 힘이라 말한다. 이기주의, 허영심, 물욕, 노출증, 편의주의, 망각 등과 끝없이 충돌하나 이 유혹 중 어느 하나에 굴복하지 않는 규칙을 도덕적 엄격성이라 하는데 그들이 관조하는 삶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나와 다른 이 책의 결[흠]이다.

오늘 날 초현실주의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모든 것에 대한 열광은 본래 일시적이다 —고 해도 이때의 문화 혁명을 책을 통해 환기해 보는 것은 몹시 즐거운 일이다. 초현실주의는 사소한 데에서는 승리하고 본질적인 데에서는 실패했다. 앙드레 브르통, 폴 엘뤼아르, 루이 아라공은 20세기 프랑스가 낳은 가장 탁월한 작가에 속한다. 막스 에른스트,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는 가장 비싸고 가장 유명한 화가들에 속하고, 그들의 작품은 모든 미술관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요컨대 초현실주의 운동은 문학사나 회화사에 영광스런 진입은 성공했으나 세상을 변형시키고 삶을 바꾸는 본질적인 것에서 실패했다.

이 책에서 허심탄회하게 회고하는 인상과 풍경은 초현실주의 예술사와 거장들의 캐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흥미롭다. 너무나 솔직하고 급한 성정과 기질이 기억과 망각과 몽상을 오가며 소설처럼 길을 잃고 헤매는데, 여하간 그의 단언, 주저, 반복, 공백, 진실과 거짓말, 기억으로 이루어진 루이스 부뉴엘의 초상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소한 스페인 지명 만큼이나 낯선 예술사조에서 민들레 홀씨처럼 청초하고 순수한 로르카의 시를 만나는 일은 또 얼마나 행운인가.
#도서협찬#루이스부뉴엘 #영화감독 #영화 #안달루시아의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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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성 을유사상고전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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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주체이자 능동적이며 자유로운 존재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여성의 본래적인 권리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 사실과 신화 텍스트의 나열이다. 이어 2권에서 수동적 객체가 될 것을 요구하는 그녀의 애로틱한 성향 및 사회적 압력 사이에서 오는 갈등을 비근한 사례[체험]를 들어 모색한다.
여자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본질로써 파악한다. 그런데 어떻게 스스로 비본질이 될 결심을 하게 될까? 만일 타자로서 밖에 자기 성취를 이룰 수 없다면, 어떻게 자기의 자아를 포기하게 되는 것일까? “필시 해방되려고 애쓰는 것 보다도 눈먼 노예 상태를 견뎌 내는 것이 한결 편(p379)” 했거나 “분리의 고통을 극복하기보다는 부정하는 편이 더 만족스럽고, 타인의 의식에 의해 화석화되기 보다는 전체의 한가운데에 잠기는 편이 더 완벽(p391)” 했거나!
자신이 바라는 것을 거부하면서 독립과 결별하고 복종해야하는 불안한 딜레마는 생애주기별 불확실성 틈에 맞닥뜨린다. 주체는 대립함으로써만 비로소 자신의 지위를 확보한다. 내재적 다른 모든 의식에 대한 근본적인 적대감은 자신을 본질로 확립하고, 타자를 비본질, 객체로 주장한다. 보부아르는 방대한 문학 사료들에 아무도 그 보편성을 부정할 수 없는 주어진 것들이 있고, 상황과 행위가 반복되는 모든 개개인의 사례 속에 불변하는 자유의 관념이 양태한다고 본다.
가치는 주어진 본질이 아니다. 기성의 원칙과 가치를 거부하고 판단하고 질문하며 훌륭히 발전시켜 이루어낸 결과다. 모든 인간 존재는 초월인 동시에 내재다. 여자는 종의 유지와 가정을 돌보는 일, 내재에 바쳐지고 있다. 나란히 여자는 남자 앞에 주체성이 부여된 객체로서 대항하며 타자로서 자기를 감당한다. 여자가 자신을 위해 자신에 의해 살게 될때, 그때 여자는 완전히 한 인간이 된다. 보부아르는 오직 노동만이 여자에게 구체적 자유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남자가 이에 동의함으로써 즉, 서로 주체로 인정하면서 상대에게 타자로 머물기를 자처하고 경제적 자립을 수반할때 비로소 인류의 반이 내포하고 있는 위선적인 체계가 사라지고 인류의 ‘구분’은[인간 남녀는] 자연적 차이를 넘어서는 우애를 갖게 될 것이라 본다.
보부아르는 실존주의 관점에서 사회, 정치, 신화, 문학 등 모든 분야에 놓이는 여성의 종속적인 상황을 역사, 사회학, 인류학, 생물학, 정신분석학을 관통해 과학적이고 총체적으로 사유한다. 여성성이나 모성, 사랑, 성차등에 대한 민낯은 부박하리 만큼 날카롭다. 방종이 허여되는 이중성은 공통 토양에서 뿌리 내리고 있다. 실존적 모색을 통해 주체로서 자각하고 진정한 자유의 가치에 이를 것을 보부아르는 촉구한다.
이 책은 프로이트, 아들러, 니체, 카프카, 프루스트를 아우르는 인간의 삶과 정신의 성서라 할만하다. 일독을 권한다.

“인간은 자기의 내쳐진 상태를 불안과 번민 속에서 경험한다. 자기의 자유와 주관성 속에서 도피해 전체의 한가운데서 자기 자신을 잊고 싶어 한다. 우주적이고 범신론적인 몽상의 근원과, 망각이나 잠, 무아의 경지나 죽음에 대한 욕망의 근원이 거기에 있다. 자기의 분리된 자아를 결코 없애 버릴 수 없다. 그래서 적어도 즉자(卽自) 존재의 견고함에 도달하기를, 사물로 굳어지기를 희구한다.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 하나의 존재로서 보이는 것은 특이하게도 타인의 시선에 의해 응결될 때다.” p. 390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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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석양이 지는 별에서 - 화성을 사랑한 과학자의 시간
세라 스튜어트 존슨 지음, 안현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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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갈릴레오가 직접 만든 망원경의 작은 구멍으로 화성을 봤을때, 이 행성은 빛을 내면서 변형되는 것으로 보아 태양의 빛을 받아 빛나는 구체라고 확신한다. 이후 망원경은 네덜란드 천문학자 하위헌스, 뉴턴, 허셜을 연결하며 마술과도 같이 인간을 이동시키고, 전에 본 적 없는 것들을 보게 해주며 화성을 이해하게 해준다. 화성을 더 잘 보려는 의지는 화성의 계절 변화를 추적하고 위성을 발견하는데 이른다.
20세기가 되자 인류는 지구를 떠나 행성 탐사에 나선다. 매리너 4호가 화성을 근접 통과하며 보낸 사진은 인류가 어떤 행성을 처음 보는 경이로운 경험을 제공하기에 이른다.
첫 행성 탐사 로버는 1997년 화성의 옅은 대기를 뚫고 새로운 로봇의 시대를 연다. 패스파인더 탐사선은 로버가 2억 킬로미터 떨어진 탐사 통제실의 원격 조종을 받아 어떻게 화성 표면을 굴러다닐 것인지 테스트 하도록 설계되었다. 패스파인더호는 NASA가 1990년대 말 “더 빨리, 더 좋게, 더 싸게”라는 구호 아래 개발한 저가 참사선 중 첫번째 작품이었다.
로버가 30억년 전, 상태가 거의 그대로 남아있는 화성의 제대로 된 샘플을 채취하면 사라진 지구 역사를 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구에서는 태곳적 기록이 영원히 사라졌다. 지구의 최초 지각은 거의 완전히 사라졌고, 얼마 안되는 조각들은 지구 내부로 끌려가 버렸다. 호주의 규질암이나 그린란드의 녹암 지대등에 남아있는 돌덩어리들은 변질되어 거의 알아볼 수 없다. 지구의 초기 상태는 복원 불가능하다.
하지만 화성은 모든 것이 과거에 있다. 시간이 멈춘 듯. 판 구조도 없고, 대규모 암석이 변형되는 일도 없다. 강은 멈췄고, 기온은 현저히 낫다. 날씨의 변화는 존재하므로 거대한 먼지 폭풍이 생겨났다 사라지곤 한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생물이 발생하기 이전 화학적 상태가 화성의 초기를 지배했는지 확실하지 않고, 최초 원세포들이 어떤 연쇄 반응을 일으켰는지 알 수 없다.
이 책의 백미는 극한의 조건에서 살아남는 미생물을 이해하려 그때까지 알려진 것 없는 화성 지질과 지구의 생물을 연구하는 여정이다. “생명이 없는” 토양에 사는 생명체의 가능성을 열어준 것은 생물학의 로제타석, 운석 ALH84001의 발견이다. 이 발견으로 생물학의 다섯 개의 구분 — 즉, 동물, 식물, 원생생물, 균류, 박테리아— 가 무너졌고, 지구상에 다양한 단세포 생물을 인정하는 분류체계로 대체되었다. 가능성이 넘쳐흐르는 미래를 상상하는 저자의 가설은 몹시 흥미롭다.
저자와 달리 우려스러운 점은 새로운 생화학에 기반한 생명체의 발견이다. 특정 클래스의 분자를 찾는 방법을 알고 있고, 인식 가능한 패턴을 찾을 수도 있지만, 그런 분자들이 화성에서는 다를 수도 있고, 화성에서는 그 패턴이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지 않은 생명체”의 신호를 해석하고 알아보려고 애쓰고 진전을 이루어 내고 있으나, 우리에게 가장 큰 지적, 현실적 도전이라 해도 인류에게 긍정적인 희망만을 주진 않을 거란 생각에서다. 마치 과거에 생화학 무기처럼,
아버지와 같이 애리조나 사막의 희박한 공기 속에서 망원경으로 별을 들여다 볼때, 과거의 천문학자들과 공명하며 화성으로 날아가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을 키운 저자가, 후에 현대 행성과학의 최고 중심지에서 모든 것을 가까이 볼 기회를 얻게 되자, “아, 이렇게 약간의 운과 함께 시작하는 거군!” 생각하며 열심히 일한 스티브 덕분이라며 동료를 치켜세우고 반추하는 서술은 세라 스튜어트 존슨의 이력에 너무나 겸손해 인상적이다.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러나 대부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것들을 유려한 글쓰기로 섬세하지만 간결하게 녹여놓았다. 우주의 대부분은 볼 수 없다. 우리는 사태의 집합을 세계라 칭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모든 시간, 모든 순간을 쓴다. 세상의 맥락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지만, 느리게 걷고 주변 사물을 탐구하기 위해 계속해서 멈춰서도, 우리는 항상 어느 새인가 도착한다. 다음은 무엇인가? 산을 오르는 최적의 방법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인가, 이전에 보았던 것인가?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무한한 가능성이 우주의 광막함을 품는다.
책은 우주 시대의 태동기부터 시작된 화성 탐사와 화성의 자연사를 밝혀내기 위해 온 인류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지속적이고 변함없는 노력 끝에, 소통하고 꾸준히 변화하며 깊은 경험을 주는 흥분되는 결과들이 섬세한 표현과 속도감 있는 필치로 매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우주의 새로운 생명체를 찾는 열정이 지구상의 생명체를 보존하려는 열정과 다소 대비되어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과거 우리 인류가 개진해 온 것처럼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로 가며, 왜 여기에 있고,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하게끔 한다. 과학의 시대에 우리는 동굴의 좁은 틈으로 들여다 보며 일상을 애써 살아간다. 그 여정에 이 책은 갈릴레오의 망원경이 되어줄 것이다.
#도서협찬 #행성학자 #천문학자 #과학책 #화성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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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시간 - 느리게 사는 지혜에 관하여
토마스 기르스트 지음, 이덕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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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오래 생각하며, 느리게 읽는 방식을 추천한다는 소개글에, 습관적으로 단박에 읽어 내지 않고, 짧은 글을 목차대로 하루 이틀 읽다가 오늘 아침 빠르게 훑었다.
그 전에 윌 듀런트 『노년에 대하여』 와 앤 드루얀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을 읽었고,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을 보며 앨런 튜링의 삶을 들여다 본 터였기에 이 책을 읽어 내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다양한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 가볍게는 세상의 시간을 통찰하는 격언 모음집이다. 문화사나 과학사에서 이룬 업적에 대한 큐레이터에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작품 해설서이다. 마지막은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철학 안내서이다.
나는 이 책의 미덕을 ‘무상과 겸허의 미학’ 체험이라 하겠다. 우리가 사는 보통 세상에 내놓는 사람들의 위대한 업적이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노력과 범주에 인내를 들여 경이로운 세계를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왔고 우리는 즐기고 탐구하면 된다.

현재 지구에서 200억 킬로미터가 넘는 성간 공간을 날아가고 있는 보이저 1호는 1977년 미국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된 것으로 2025년까지 지구로 신호를 보낼 것이다. 목성과 천왕성, 해왕성, 토성 탐사와 최근 태양권 탐사에도 커다란 기여를 했다.
1990년 태양계의 가장자리에 도달한 보이저 1호는 창백한 푸른점 지구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우리는 별의 먼지라는 사실을 직면하게 된다.
발생한 지 20만 년밖에 되지 않은 우리 인류는 ‘인류세’의 시대를 논하며 자멸하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다. 수억 개의 별을 가진 수십 억 개의 은하가 있음에도, 진공으로서의 우주는 이 모든것을 담고도 거의 비어 있는 상태다. ‘무한한 너비’를 가지고 있다. 침묵과 공허함을 좌표 삼아 인간이란 존재의 가치와 그 사실에서 오는 겸허함을 토대로 철학적 사유를 계속 해야할 깨달음을 주었다.

마르셀 프루스트 인생의 마지막 13년 동안 침대에서 구부린 무릎을 책상 삼아 쓴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읽어내려 한다. 그는 오로지 이 작품만을 위해 살았다. 숨은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 보며 온전히 그의 삶을 함께 살아보고자 한다. 집중력과 시간을 들여 내 삶을 훨씬 더 매혹적으로 살아 내기 위함이다.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모든 것이다.’ 귀스타브 프로베르가 자신의 소설에 대해 친구에게 토로한 것 처럼 이 책으로 내면을 고양시키고 생각이 적절하게 표현된 지적 쾌감을 느낄 수 있는 보석 발견의 즐거움을 맛보길 바란다.
일상에서 평화와 위안을 선사해 줄 거라 확신한다.

무상함은 모든 것에 존재한다(p64).
지식이 커짐에 따라 무지도 커진다(p189).

#세상의모든시간#시간#느림#기다림#시간의힘#시간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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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박정준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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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재밌게 읽었다. 잘 읽혀진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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