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를 인도하는 마음 따뜻한 수호자 이야기
이 소설에서 바바야가는 산 사람에게는 기이한, 이해할 수 없는 존재지만,
망자들에게는 누구보다도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길잡이, 수호자 입니다.
매일 밤 따스한 저녁 상을 차려서 대접하고, 그들의 인생 얘기를 조용히 들어줍니다.
신기하게도 수호자는 망자의 기억과 감정을 공유하게 됩니다.
죽은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거에요.
일련의 과정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저승길 고별사'를 읊으며, 망자를 저승문으로 인도합니다.
"그대 앞에 놓인 멀고 고된 여행길 힘내서 가세요. 별들이 당신을 부릅니다.
지상에서 보낸 시간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아가세요. 이젠 매 순간이 영원입니다.
한없이 소중한 그대의 추억, 가족에게 받은 사랑을 가지고 가세요.
별로 돌아가는 길 부디 평화롭기를. 위대한 순환 고리는 완전합니다."
한 소녀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이야기
소녀 '마링카'는 현직 수호자인 할머니에게 망자를 인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동시에 마음 속으로는 스스로 개척하는 삶을 꿈꾸고 있어요.
그도 그럴것이
닭다리가 달린 집은 비정기적으로 장소를 옮기고,
할머니는 절대 집을 벗어나 산 사람을 만나서는 안된다고 얘기하거든요.
집에 갇혀서 죽을 때까지 망자나 인도하는 인생을 누가 원할까요.
언젠가는 할머니도 없을테니...애완동물인 까마귀와 닭다리 집만 마링카 곁에 남게 될 겁니다.
그러나 세상사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운명 개척을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상상도 못할 사건사고가 마링카를 뒤통수를 후려갈깁니다.
마링카의 좌충우돌 행적을 보고 있으면, 제 가슴 속에는 열불이 납니다.
그럼에도 차마 화를 낼 수는 없어요. 저 어릴적 어리숙한 모습을 쏙 빼닮았거든요.
남녀노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닭다리가 달린 집"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소설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중장년층은 풋내나는 어릴적 모습을 떠올리고,
노년층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