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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 - 나비잠
최숙희 지음 / 보림 / 199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저희 선재를 데리고 장시간 차를 타야 할 일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가방에 장난감들과 동화책 두 권을 챙겨갔지요. 에너자이저처럼 남아도는 에너지를 주체못하는 저희 17개월 선재가 차안에 갇혀 있으려니 얼마나 갑갑했겠어요? 먹을 것도 싫다, 장난감도 싫다.. 손에 쥐어주는 것마다 다 내동댕이치면서 차 창문을 두드리고 떼를 쓰더군요. 그러다 혹시나 하고 꺼낸 동화책들.. 그 중에서 바로 '열두띠동물 까꿍놀이' 덕분에 제가 살았죠. '까꿍,까꿍' 할 때마다 웃음을 터뜨리고 그림이 마음에 드는지 손으로 쓰다듬어 보고요. 나중에는 자기가 손에 들고 책 뒤로 숨었다가 다시 나타났다가 까꿍놀이를 하면서 재미있어 하더군요.
이 책은 엄마가 보기에도 아주 흡족한 책입니다. 우선 그림이 훌륭합니다. 우리 고유의 느낌이 묻어나는, 정성들여 고민해서 그린 그림이라는 느낌이 들고요. 내용도 '열두띠동물'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우선 한참 동물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동물들 이름을 가르쳐 줄 수 있게 되어 있고, 또 무엇보다 좋은 점은 엄마들에게도 친숙한 소재들이기 때문에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거랍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책은 그 책을 읽으면서 보다 풍부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오늘 선재에게 선재는 뱀띠고, 뱀띠는 아주 영리하다고들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답니다. 그리고 영리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도요. 여러분들도 이 책을 가지고 가족들의 '띠' 이야기를 해보세요. 아이와 할 이야기거리가 무궁무진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