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으로부터 - 감히 그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사랑을 위해
오스카 와일드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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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인간의 영혼을 위해 창조된 것이라면, 사랑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는 결코 더없이 완벽해질 수 없기 때문이지. 쾌락은 아름다운 육체를 위해 존재하고, 고통은 아름다운 영혼을 위해 존재하는 거야.
내가 이런 것들을 확신한다고 말한다면, 그건 지나친 자만심을 드러내는 것이겠지. 멀리 떨어져서 보면, 완벽한 진주를 닮은 신의 도시가 보이지. 그것은 무척 근사해서 마치 어린아이도 어느 여름날 단번에 그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고, 실제로 어린아이는 그럴 수도 있을거야. 하지만 나와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결코 그럴 수가 없어. 어느 한순간에 무언가를 깨달았다가는, 이내 무거운 걸음으로 뒤따르는 긴 시간 동안 그것을 잊고 살기 때문이지. `영혼이 도달할 수 있는 높은 곳`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야. 우린 영원속에서 생각을 하지만, 시간 속에서는 아주 느리게 움직이지. 하물며 우리처럼 감옥에 누워 있는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얼마나 느리게 갈지 새삼 얘기할 필요도 없겠지. 우리 감방 속으로 그리고 우리 마음의 감방 속으로 슬금슬금 기어들어 오는 무력감과 절망감에 대해서도. 어찌나 집요하게 파고들어 오는지. 그것들을 맞이하기 위해 말하자면 우리의 집을 청소하고 꾸며야만 하지.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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