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아는 한 시인은 꽃이 피는 걸 `핀다`라고 안하고 `목숨을 터뜨린다`고 했어. 근사하지? 라는 구절도 엄청 넣고 싶었는데 가까스로 참았다. 누가 봐도 명백한 구애, 명백한 노력처럼 보이는 표현은 안할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어떤 여지 같은 것은 남기고 싶었다. 들키기 위해 숨어 있는 `틀린 그림`처럼. 부정이 아닌 시치미가, 긍정이 아닌 너스레가, 들꽃처럼 곳곳에 심겨 있길 바랬다

#내 눈은 그 아이의 눈이 돼 가사를 보고, 내 귀는 그 아이의 달팽이관이 되어 음표를 더듬었다. 노래는 이퀄라이저 파동을 따라, 한 행성에서 쏘아올린 전파가 되어, 해독을 기다리는 꿈을 안고, 다른 행성으로 멀리멀리 퍼져나갔다. 외로운 여행이 될 터였다. 하지만 의미없는 여행은 아닐 터였다. 한 사람과 다른 사람 사이에 놓인 우주는 무시무시하게 어둡고 또 엄청나게 추울 테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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