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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고 싶은 수학
사토 마사히코.오시마 료.히로세 준야 지음, 조미량 옮김 / 이아소 / 2022년 11월
평점 :
수학 문제는 보통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멀미가 나는 기분인데, 풀고 싶은 수학이라니 사실 좀 말도 안되는 제목이다 싶었다. 보통 내가 어린시절에 보던 수학문제들은 문자로 몇 km, 몇 초 이런식으로 써있어서 수포자는 이미 문제 자체를 이해하기가 어렵거나, 그림이 있어도 도대체 얘는 달력을 왜이렇게 찢어버리고, 왜 자꾸 음료수를 쏟는건지, 달력을 찢고 음료를 쏟는 철수에 대한 원망이 가득차 문제를 풀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풀고 싶은 수학 책을 본 순간 왜 풀고싶어 진다는지 알 수 있긴 했다. 책에는 우리가 흔히 수학책에서 만나는 수학 공식들 대신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부둣가나 초콜릿, 동전 등의 사진들이 가득하다. 사진을 보고서 밑에 나온 문제의 정답을 추론하는 것인데, 촛 23개의 문제가 들ㅇ있다. 보통 이만한 두께의 수학책에는 적어도 몇십개의 문제가 들어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문제가 23개밖에 되지 않아서 읽는 데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수록되어 있는 문제들도 사진이 있어서 그런가 마치 퀴즈를 푸는 것처럼 접근할 수 있었다. 그래도 수학책이라 부담스럽다면 각 문제마다 난이도가 표시되어 있으니, 내 수준에 맞는 문제부터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진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보니 묘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느낌이다. 책에 수록되어 있는 23개의 문제들에 수록된 해설이 단순하게 공식을 설명해주고 이렇게 풀면 돼, 하는 식이었다면 고작 23문제가 수록된 책이 이정도 두께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외운 공식을 대입해서 푸는 식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해설에 쭉 배열된 사진이나 그림을 보고 눈으로 이해하고 머리로 생각하는 '비주얼 수학'책이다. 그러다보니 문제 하나 하나에 수록되어 있는 해설도 긴데, 혹시 자녀가 있는 사람은 직접 그리고 동전으로 직접 실험하면서 문제를 풀면 자녀의 수학에 대한 흥미와 통찰력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풀고 싶은 수학'은 일본 방속국에서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유명 수학자가 만든 문제집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상생활에 수학을 도대체 어떻게 적용하라는 거지 같은 생각을 하는 나같은 수포자들도 일상생활에서 수학이 이렇게 쓰일 수 있구나를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책이랄까. 이미 나는 수학을 포기하고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수학을 포기했던 것을 많이 후회하고, 수학이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 알고 있지만, 아직 수학이 왜 어떻게 얼마나 쓰이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으로 수학이 이렇게 쓸모있고 재미있는 거라고 가르쳐주기 딱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