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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네시
수잔나 클라크 지음, 김해온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책을 고를 때,
제목을 보고 느낌을 상상한다.
동시적으로 표지의 분위기를 살피게도 된다.
그러다가 내가 좋아할 책일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을 땐
띠지의 글이나 뒷표지의 추천사를 읽는다.
수상내역보단 감상적인 느낌의 평가들에 주로 끌리는 듯 하다.
위에 나열한 내용은 내가 #소설 #피라네시 를 선택하던 과정이였다.
"앞으로 고전이 될 책"이란 판단이 서면서 읽어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고전은 제목과 스토리는 모두가 알지만, 읽어본적 없는 책이라 했던가..
'2장 나머지 사람'을 읽을 때 까지 내가 후회하면서 떠올린 생각이였다.
주인공 피라네시가 왜 기억을 잃은건지,
세상에 집과 2명의 살아있는 사람뿐이라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와의 접점은 아예 없나?
피라네시가 쓰는 글과 말은 어떻게 익힌거지?
광활한 저 집은 도대체 누가 만든거지?
어쩌면 조각상들이... 움직이는거 아닐까?
수많은 의문들만 쌓였고
속시원히 해결은 되지 않았다.
그래도 끈기를 가질 수 있었던건
내가 처음 해리포터를 읽을 때도 비슷하게 지루함을 느꼈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 베스트 셀러라고 엄마가 사줘서 읽었을 때,
처음 2장을 못 버티고 덮어버렸다.
후에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정말 재밌게 읽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해리포터의 세계관을 머릿속으로 상상하지 못해서 그랬던것 같다.
그래서 피라네시를 읽는동안 지루함이 엄습하려 하면,
묘사되는 장면들을 천천히 머릿속에 최대한 그려봤다.
현관도 방도 셀 수 없이 많은 집의 구조를 떠올리는게 관건이였고,
하나의 힌트들이 더 등장 할 때마다 기존에 떠올린 구조를 바꾸면서 정말 천천히 읽어나갔다.
반이 넘어갈 때,
추천사들이 조금씩 공감가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아직도 머릿속에 머무른다는 말이 특히 와닿았다.
문득문득 집이 떠오르고
피라네시였다면.. 하는 생각들도 떠오른다.
그리고 그 생각들은 나랑 피라네시랑
과연 얼마나 다른 세상에 살고있는걸까? 하는 연결성까지 이어진다.
전혀 다른것 같기도 하면서 또 상황만 다를뿐 비슷함을 느끼게 되는 지점까지 이르면 소름이 돋는다.
피라네시는..
반전있는 스토리를 높이사고 싶기도 하지만,
철학적인 쪽으로 생각을 이끄는 매력을 더 어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