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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의 사육사
김남겸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10월
평점 :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면
당신은 어디까지 할 수 있습니까?'
나에겐 아마도 아이들일 것이다.
가끔 상상을 해 보려곤 하는데,
아이들을 잃을 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힘들어서 오랜동안 생각을 하지 못한다.

#소설 #8인의사육사 를 시작하는 질문이였다.
하필 사육사라 지칭한 부분이 신경쓰였다.
책의 첫 장은 표지의 음침함보단
더 밝은 분위기였다.
일단은 내가 좋아하는 간결한문장이라 좋았고,
영화 '해치지 않아'를 떠올리게 하는 동물원 묘사들이 나열되어
긴장감을 풀고 있었다.

비록 한 바닥을 넘기지 못한 편안함이였지만,
책의 전반에 걸쳐 당장이라도 무슨일이 생길 것만 같은 조마조마함이 가득했다.
너무나 일상적인 배경과 사람들 사이에
그 틈을 비집고 생기는 아찔한 일들.
그 긴장감은 책을 계속 읽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서사라면 서사일 수도 있지만,
그 속에 숨겨졌던 반전들이 툭툭 튀어나와 혼란스럽기도 했다.
서로 얽힌 등장인물들의 기구한 사연들은
표지의 그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신은 무엇일까.
정의는 무엇일까.
사람이 사람을 정의내리고 판단해도 되는 걸까?
어떤 이유가 되었든 허락되는 복수가 있긴 한걸까?
결국 누구를 위한걸까?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하게된 생각들이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 유치해질 수 있고,
탄탄하지 않은 듯한 스토리라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이 '8인의 사육사'는 그런 선을 잘 지킨 소설이라 생각됬다.
안그래도 썰렁해지는 이 날씨에
더욱 서늘함을 느끼게 해준 책이였다.
